국내 금융권 최대의 유닉스 사이트로 예정된 신한·조흥은행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서버 공급 차질로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했다.
서버 공급사인 한국HP가 자사 서버에 탑재, 공급키로 했던 인텔의 차세대 아이테니엄 칩 출시가 미뤄지면서 계약 당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세대 사업을 조율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플랫폼 구현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져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당초 신한금융지주 측은 내달부터 서버 플랫폼을 구축, 내년 초부터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신한·조흥 차세대 프로젝트=2006년 말까지 유닉스 환경에서 통합 은행 주전산시스템을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약 1500억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권 유닉스 사이트 탄생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지난 4월 서버 사업자로 한국HP를, 미들웨어 부문에서 티맥스소프트·큐로컴을, 스토리지 부문에서는 한국EMC를 선정, 내년 10월 9일 개통을 목표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공급차질 원인=차세대 사업의 서버 업체로 선정된 한국HP는 자사의 ‘HP인테그리티 슈퍼돔’에 인텔의 차세대 아이테니엄 칩인 ‘아이테니엄Ⅱ 듀얼코어(코드명 몬테치토)’를 탑재,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연말께로 예정됐던 이 칩의 출시가 내년 중반께로 미뤄지면서 이 칩을 탑재한 서버 공급계약을 맺은 한국HP에도 여파가 미치게 됐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서버 플랫폼 구축과 테스트를 본격화한다는 신한금융지주사의 전략에도 수정이 요구돼 향후 대응방안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주사 입장=차세대 사업을 진행중인 신한금융지주는 기존에 벤치마크테스트(BMT) 당시 적용된 서버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기본적인 방침을 세웠다. 이와 함께 인텔 칩 출시 후 칩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칩을 탑재한 서버를 교체하는 방식 등 몇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 구현전략과 일정에 미칠 변화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며, 이달중 시스템 안정성 확보와 리스크 최소화라는 두 관점에서 최종 구현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로드맵에 따르면 내달부터 차세대 시스템용 서버를 들여와 그동안 코딩 작업을 진행한 코어뱅킹 등 시스템을 얹은 뒤 내년 1월부터 1분기 동안 테스트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2·3분기 동안 사내 사용자 교육과 시스템 보완 작업을 병행한 뒤 내년 추석연휴를 이용한 시스템 이행작업을 거쳐 정식 개통된다.
◇도마 위에 오른 HP 칩 전략=현재 HP는 자체 서버용 칩 공급을 포기하고 서버 플랫폼 전략을 인텔 아이테니엄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 칩이 없는 HP서버에 대한 수요처의 불안감도 없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이번에 인텔 칩 출시 지연으로 수요처의 서버 도입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향후 서버 도입을 검토중인 은행 등 대형 사이트가 한국HP의 후속 지원대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HP 측은 “고객사 프로젝트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본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환·류현정기자@전자신문, victolee·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