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무기에 과연 국산 SW가 사용될 수 있을까.’
외산 SW가 장악한 국방 분야에 국내 SW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정부가 두 팔 걷고 나선다. 정부는 국방 분야 첨단 SW기술 수요를 발굴하는 한편,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국방 SW 활성화 방안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거대한 국방 시장=현재 순수 국방 예산은 12조원. 이 가운데 무기체계 분야의 SW산업 비중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전체 SW산업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다.
군 정보화에는 이미 국내 대형 SI업체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무기체계 분야의 SW는 거의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무기체계는 SW를 중심으로 첨단화되고 있는데, 전투기·잠수함·전차 등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국방장비의 SW 비중은 60∼80%에 달한다.
◇진입 가능한 시장 찾겠다=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고현진)과 안보경영연구원은 공동으로 지난 10월 말 ‘국방 SW 활성화 방안 연구’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국방 SW 분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기술·수요·정책마련 등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영철 진흥원 성장지원팀장은 “국방 분야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외산 SW를 들여오지만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국산 SW 적용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실태 파악조차 안 돼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조사를 통해 국산화가 가능한 분야를 발굴, 내년에 과제 형태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안보경영연구원 5명, 외부 인력 1명, 자문위원 4명 등 총 10명이 전담 투입된다.
진흥원과 안보경영연구원은 우선 미국 보잉과 프랑스 텔스 등 국내 지사를 보유한 해외 국방 관련 업체의 기술 수준을 점검한다. 또 국내 대형 SI업체의 SW 개발체계와 기술 수준을 조사한 뒤 국산 제품으로 대체 가능한 분야를 가려낼 계획이다.
기대 효과가 높은 국산 SW 대체 분야를 선정해 정보산업진흥협회·국방SW산학연합회 등과 공동으로 국산 SW 대체기술 로드맵도 작성한다. 대체 가능한 기술로 판단되는 기술에 대해서는 내년 정보화촉진기금을 통해 과제 형태로 개발할 방침이다.
특히 진흥원은 국방부와 각국 지휘통제부 등과 연계해 현실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국방 SW 활성화 정책 및 제도 개선 작업으로 연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보경영연구원 측은 “방산 SW 분야가 외산에 의존해온 것은 적용 가능한 분야를 식별하지 못했고, 국방 SW 분야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국산 SW의 방산 참여 기회를 만드는 한편 SW 개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투자 필요=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군 정보화에 국산 SW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무기체계와 관련된 내용은 소위 ‘특수정보’로 아키텍트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설령 외국 공급업체에서 이를 공개한다고 해도 정부가 이를 민간에 공개하기란 힘들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SW기업 역량으로는 당장 이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우므로 장기 전략을 세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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