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발주한 900억원 규모의 ‘시군구 정보화 공통 기반 시스템 구축사업(시군구 HW)’의 프로젝트 제안서(RFP) 발주 시점이 또다시 늦춰진 가운데 주요 장비의 규격(스펙)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행자부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관련 기관과 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15일 경에는 HW의 스펙 조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RFP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 SW 논란이 HW에 영향 = 시군구 HW 프로젝트에 앞서 실시한 SW 프로젝트의 논란이 이번 사업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발주 시점. 당초 HW 프로젝트는 9월 중순에 RFP가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11월 중순으로 늦춰졌다. 행자부 관계자는 “SW부분의 민원 처리로 HW부분의 스펙 최종 조정 작업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HW 장비 공급업체가 상대적으로 사전 영업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져 각종 기준 스펙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8월 발표한 시군구 프로젝트 실행 계획(RFI)에서 기준에 들지 못했던 업체가 SW 선정 때 공정성 논란이 일었던 것을 문제 삼아 HW 제한 스펙을 풀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스펙을 낮추면 기준에 도달하는 제품이 많아지고 결국 이번 프로젝트 역시 저가 수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보안·백업·스토리지 ‘뜨거운 감자’ = 스펙 변경과 관련 먼저 서버는 실행 계획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최근 금액이 확정된 백업 장비는 관련 업체간 이의 제기와 로비전이 뜨거워 스펙 조정이 검토 중이다. 보안 부문도 스펙 조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업체가 행자부가 제시한 인증 규정이 엄격해 상위 업체만의 경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리를 펼치고 있기 때문. 행자부 관계자는 “스토리지와 백업 시스템 부분의 스펙 타당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백업 시스템은 중앙 정부에서 발주할 지, 지자체에서 별도 발주할 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국산 제품 이슈는 어디까지 = 국산 제품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SW 프로젝트의 논란 핵심 가운데 하나가 국산 대신 외산 제품이 선정됐다는 것이기 때문. 국산 스토리지 장비업체 엑사큐브를 비롯, 서버업체인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삼성전자,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파이오링크가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 뛰고 있다. 행자부 이상욱 팀장은 “이번 사업은 234개 시군구에 공통으로 들어갈 시스템을 고르는 대 작업”이라면서 “기본적으로 국산 제품에 높은 점수를 주겠지만,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고 책임있게 일을 수행할 수 있는 SI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류경동·류현정기자@전자신문, ninano@·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