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다시 짜라(Tear down and redesign).”
LG전자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아예 생산라인을 허물고 다시 설계하는 방식으로 제조원가를 낮춘다. 세계적으로 생활가전 라인은 생산성이 낮기로 유명하다. LG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세계 유수 가전기업들이 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때 LG전자가 올 상반기 10.1%를 기록한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3분기에는 9.1%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생활가전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LG전자는 90년대 중반 창원공장을 중심으로 ‘3 바이(By) 3’ 운동을 했다. 3년마다 생산성을 3배 이상 높이는 혁신운동이다. 이 혁신운동이 본격적인 탄력을 받은 이후 97년 IMF 구제금융체제를 맞았다. ‘3 바이 3’ 운동으로 맷집이 생긴 뒤라 LG전자는 IMF를 견딜 수 있었다. 당시 이 운동을 주도했던 임원은 김쌍수 부회장이다.
‘3 바이 3’나 ‘TDR’ 운동의 요체는 생산라인 줄이기다. 긴 라인을 단순화하기 위해 다양한 실무팀을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통합하고 분산한다. 자주 이용되는 건 표준 부품을 조합시키는 방법이다. 모든 부품체계를 표준화해 제품 조립시간을 단축시킨다. 복잡한 부품이 모여서 이뤄지는 제품은 아예 외주로 처리한다.
같은 용도의 제품에 크기만 변하는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경우는 하나의 모듈로 여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규격화한다. 세탁기 생산라인에서는 1개 패널로 36가지 모델을 생산한다. 금형당 생산비도 67% 정도 낮췄다. LG 가전 경쟁력의 숨은 힘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