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금융 자동화기기 시장에서 경쟁중인 노틸러스효성(대표 류필구·최병인)과 청호컴넷(대표 전영안)이 현금출금기(CD) 밴(VAN) 서비스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경쟁의 불을 지피고 있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CD밴 시장에 뛰어든 청호컴넷이 올초부터 CD 설치 대수를 빠르게 늘려 연내에 노틸러스효성과 간격을 크게 좁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양상은 ATM 등 자동화기기 공급가 하락에 이어 신권 화폐(5000원·1만원 등) 발행계획에 따른 은행의 신규 기기 도입 유보 등으로 내수침체가 심화되면서 종전 하드웨어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 신서비스 결합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자동화기기 아웃소싱 시장을 대비한 사전 포석의 성격도 띠고 있어 향후 경쟁 구도와 성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 케이디링크의 금융 밴 사업 부문을 인수, 올해 사업을 본격화한 청호컴넷은 연초부터 기기 설치 확대에 나서 인수 당시 235대에 불과했던 CD를 6월 1000대에 이어 10월말 현재 약 1700대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연말까지 2000∼2300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내년에 약 3000대 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 2001년부터 먼저 사업을 시작한 노틸러스효성은 지난해 말 1600대, 올해 3월 1800대를 넘어선 뒤 현재 약 2300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연내에 약 2600대, 내년까지 3500대선의 서비스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목표대로라면 올해 말께 CD밴 서비스 시장에서 노틸러스효성과 청호컴넷이 나란히 1, 2위권(기기 설치대수 기준)을 형성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이 같은 공세로 NICE(한국전자금융)·한네트 등을 포함한 비금융권 CD밴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말 7800대 수준을 훌쩍 넘어 현재 1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진웅 청호컴넷 이사는 “자동화기기 부문은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CD 밴은 서비스 중심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각사의 CD가 2000대가 넘는 시점부터는 현금출금 외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 경쟁이 시장우위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관련 업계 자료에 따르면 CD는 지난해 말 현재 전체의 67%가 편의점에서 운영되며, 지하철역(12%), 쇼핑몰(11%) 등이 뒤를 잇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CD밴업계 기기 설치대수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