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도어즈 김화수 대표

김화수(35) 엔도어즈 사장은 항상 바쁘다. 잡코리아와 엔도어즈를 동시에 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잡코리아가 미국의 몬스터에 인수됐지만 그는 여전히 대표이사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꿈꾸는 인터넷은 게임과 커뮤니티의 이상적 결합이다. 이것이 이뤄진다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인터넷 사업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군주’의 차기작들도 커뮤니티와의 결합을 꿈꾸고 있다. 커뮤니티와 게임 모두를 한 손에 쥐려는 김화수 사장을 만나봤다.

“이제 게임은 차별화의 시대로 왔습니다. 타 게임들과 성격이 확연하게 다른 작품으로 유저에게 어필해야 성공하죠. 그래서 차기작은 2D 그래픽이고 옴니버스식 접근성을 가집니다. 장르도 딱 말하기 힘든, 모호해요.”

김 사장은 차기작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엔도어즈는 ‘타임 앤 테일즈’와 ‘군주 배틀’을 준비하고 있다. 그 가운데 ‘타임 앤 테일즈’는 김태곤 개발이사가 야심차게 빚어내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작품이다. 가볍지만 독특하고 재미있으며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게임이 바로 ‘타임 앤 테일즈’다.

# ‘차별화’ 성공의 열쇠

이 게임은 2D 그래픽으로 제작돼 오픈 베타 테스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기획 당시에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3D로만 개발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내부 반대에 부딪혔으나 김 사장은 엔도어즈의 개발자를 믿었다. 그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실무자와 개발자들에 대한 신뢰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이 작품의 내부 평가는 매우 좋게 나오고 있다. 3D로 만들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저의 스타일은 일단 믿어 준다는 것입니다. 게임 개발은 개발자가 가장 잘 아는 법입니다.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장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것이죠. ‘군주’에서 드러났듯이 저희 회사 개발자들의 실력은 결코 만만하지 않아요. 그냥 두면 알아서 잘 합니다.”

김 시장은 마치 자신은 아무 일도 안 한다는 식으로 말했으나 실제는 다르다. 중요한 사안이나 게임의 방향을 결정짓는 회의는 모두 직접 주관하고 자신의 손으로 확정한다. IT업계에서 잡코리아 신화를 창조한 그의 안목은 정확하다는 평이다.

김 사장이 IT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9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웹에이전시 ‘칼스텍’을 설립했다. 불과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는 그에게 있어 열정과 패기라는 두 단어가 밑천이 되도록 만들었다. 일년 반 정도 이리 뛰고 저리 뛰었으나 잘 되지 않았다. 소규모 기업들의 에이전시를 담당하다 보니 일을 해주고 돈도 못 받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성격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웹에이전시는 순수 영업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죠. 해보니 제 스타일은 영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서비스로 갔어요.”

# 색다른 유료 모델로 신화 이끌어

그래서 커뮤니티 사이트인 나우플러스를 시작했고 그의 ‘서비스’는 잡코리아까지 이어졌다. 잡코리아는 취업 정보포털의 후발주자였지만 김 사장은 게임의 부분 유료화 모델을 과감하게 적용했다. 결과는 대성공. 3년만에 잡코리아는 톱의 자리를 차지했으며 ‘잡코리아 신화’라는 단어가 그에게 쏟아져 내렸다.

“후발 주자는 항상 어렵습니다. 고민 많이 했죠. 원래 취업 사이트는 얼핏 보면 다 똑같아 보이지만 그 속내는 다 달라요. 지금 온라인 게임에서 흔하게 시도하는 부분 유료화를 그 때 도입했어요. 모든 것을 오픈했지만 가장 중요하거나 필요한 부분만 돈을 받았죠.”

그렇게 인정받은 김 시장은 다시 시험 무대에 올랐다. 바로 엔도어즈의 전신인 인티즌 대표이사를 담당하는 것이었다. 당시 인티즌은 블로그 분야에 주력해온 인터넷 업체였으나 NHN과 다음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경쟁을 벌이며 고전하고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김 사장이 투입됐다. 김 사장은 게임을 미래의 산업으로 내다보고 히든 카드로 게임을 꺼내들었다. 그것이 2003년의 일이다.

“엔도어즈로 사명을 변경하고 완전히 게임 회사가 됐지만 커뮤니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도 미련이 있어요. 차기작들은 어떤 형태로든 커뮤니티와 연결된 방식이 될 것입니다.”

그는 게임에 홈피를 붙인 ‘꼼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며 게임은 커뮤니티를 원하고 커뮤니티는 구심점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렇게 성격이 잘 맞는 파트너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만나 이뤄지는 시너지 효과는 막대하다는 것. ‘군주’를 중심으로 이러한 실험적 시도를 했고 차기작들은 더욱 발전된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을 창 모드로 개발한 것도 모두 커뮤니티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게임 사업의 재미 ‘짜릿’

여러 사업체를 운영한 그는 게임 사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은 쪼개서 팔 수 없죠? 하지만 게임은 가능합니다. 매우 미래지향적인 사업이죠.”

게임은 프로젝트성 모델이며 투자도 각 프로젝트별로 따로 한다. 닷컴이나 콘텐츠에는 이런 것이 없다. 게임은 하나가 망해도 다른 것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릴 수 있다. 그래서 사업적 재미는 훨씬 깊고 짜릿하다는 것이다.

요즘 ‘군주’가 예전에 비해 월 매출이 다소 떨어졌지만 다시 새로운 작품을 성공시키면 된다고 했다.

“전 개인적으로 차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련된 차를 보면 소유욕과 함께 감동을 느껴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의 콘텐츠로 유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