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주간 2005]성공 지름길 찾는 `e비즈 축제`로

 ‘e비즈로 무한경쟁 시대의 블루오션을 개척하자.’

10일부터 7일간 국내 최대 e비즈니스 축제가 벌어진다. 국내 e비즈 행사를 한데 모아 지난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e비즈 주간은 올해 두번째를 맞아 한층 알차고 짜임새있는 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e비즈 주간 2005 행사의 가장 큰 의미는 국경없는 경제전쟁 시대, 기업 생존·성장의 조건을 제시하는데 있다. e비즈니스 대상 수상기업이나 컨퍼런스를 통해 발표되는 모든 사례들은 무한경쟁 시대에 신속한 시장대응력과 비용효율적인 구조를 갖춘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막연히 고객이 찾아와주기를 기다리는 기업과 고객관리(CRM) 시스템으로 구매성향을 파악해 능동적인 e메일 마케팅을 하는 기업의 승패가 확연히 갈린다. 수출에 필요한 문서 하나를 관세청 등 30여개 유관기관에 일일이 갖다주러 다니는 기업과 단 몇번의 프로세스로 수출업무를 끝내는 전자무역 이용업체도 마찬가지다. 단 몇 군데의 원자재 거래처를 갖고 있는 기업이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글로벌 소싱기업까지 확보하고 있는 기업을 쉽게 넘보기는 어렵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e비즈니스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인 것이다.

이번 ‘2005 e비즈니스 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받는 대한항공이 좋은 사례다. 과거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 항공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서비스 부문에서 취약점을 드러냈으나 몇년전부터 e비즈니스를 통해 신속 서비스와 고객 편의성 향상을 이뤄냈다. 여객 운송 부문에서 e티켓과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이용한 예약 및 발권 등이 가능하고 화물 운송의 경우 e-CSP를 통해 고객이 직접 화물 스케줄 조회·예약에서부터 운송장 접수, 화물추적의 전 과정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종희 대표는 “모든 오프라인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e비즈에 박차를 가했다”며 “이를 통해 여객 운송부문의 지속적인 매출신장, 항공화물 수송량 증가 등의 경제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e비즈니스는 이제 ‘하면 좋은 것’이 아닌 ‘안하면 안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2000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 상반기에만도 170조원을 기록했다. 전체 거래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도 20%를 넘어섰다. 물건을 5번 구매할때 적어도 1번은 온라인으로 구매한다는 얘기다.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e비즈니스를 하지 않겠다고 버틸 방법은 없다.

더욱 반가운 소식은 기업간 전자상거래 분야도 튼실한 성장세를 밟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2001년 108조원 수준이던 B2B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해 280조원 규모로까지 성장했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의 B2B 전자상거래 규모를 합하면 100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동안 업종별 B2B네트워크 지원사업 등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두면서 현재 조선, 기계, 제지 등 48개 업종에 B2B네트워크가 구축돼 협업 비즈니스와 u비즈니스의 기반 역할을 착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도적인 e비즈 사업자 가운데서는 성공반열에 드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MRO e마켓플레이스인 아이마켓코리아는 올해 MRO부문에서만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바라보고 있으며 동종기업인 서브원도 내년에는 1조원 매출을 확신하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상네트웍스는 B2B 시장의 새로운 모델케이스로 등장하고 있다.

전자무역 분야에서도 놀라운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국가전자무역추진위가 만들어진 이후 국가 전자무역 인프라인 e트레이드 플랫폼 2단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 전자무역 인프라가 카자흐스탄에 수출되는 첫 해외진출 사례도 나오고 있다. e트레이드 강국이 먼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기부진이 기업의 발목을 잡아 e비즈 투자를 꺼리고 있다. ‘2005 e비즈니스 백서’에 따르면 기업의 50% 이상이 e비즈니스 도입이 매출에 일부 혹은 목표수준으로 기여했다며 도입 효과를 인정했으나 올해 e비즈 신규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게다가 정부 예산까지 줄면서 많은 e비즈 정책이 확장전략보다는 기존 사업의 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다. 올해 약 550억원 규모의 e비즈 예산은 내년에 100억원 가량 줄어든 450억원선이 될 전망이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성을 꾀할수도 있지만 이 같은 예산 축소가 행여 RFID 등 새롭게 부상하는 분야까지 위축시키지 않을지 우려된다.

그러나 이 같은 일시적인 흐름들이 e비즈의 도도한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아이마켓코리아 현만영 사장은 “그 동안 e비즈니스 산업이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올해부터 캐즘(성장단계에 들어가기전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단절현상)단계를 벗어난 것 같다”며 “내년에는 e비즈니스 시장발전에 더욱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과 이은호 과장은 “얼마전 모 조선업체를 방문하고 나서 세계 1∼3위를 독식하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경쟁력이 IT와 e비즈니스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시스코, 델, 월마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오려면 핵심 비즈니스를 e비즈화하는 작업이 서둘러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비즈니스가 기업 생존의 조건인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