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슈퍼 컴퓨팅’ 기술에 세계 무대에 데뷔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8일 전세계 슈퍼컴퓨터 첨단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SC2005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상용서비스 모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전시회는 매년 열리는 세계적인 슈퍼컴 전시회로, 올해는 미국 시애틀에서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KISTI는 이번 전시회에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코리아 e사이언스 프로젝트’로 진행해 온 슈퍼 컴퓨터와 고성능 네트워크가 결합한 ‘원격 과학 연구(텔레 사이언스)’ 서비스를 시연할 계획이다. 슈퍼 컴퓨터를 기반으로 텔레 사이언스 모델을 직접 구현하기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텔레 사이언스’ 상용 모델 첫 공개=KISTI는 이번 SC2005에 ‘e사이언스’의 첫 성과물들을 대거 선보인다. KISTI와 국내 업체가 자체 개발한 슈퍼 컴퓨터 상용 모델을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회에 KISTI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과 공동으로 개발한 ‘초고전압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e사이언스 환경’.
이는 KBSI의 초고전압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얻은 실험 데이터를 원격지에서 관찰·수집·저장·관리·분석할 수 있는 슈퍼 컴퓨터 기반 협업연구 모델이다. 그리드 컴퓨팅 기술과 웹 서비스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해 서울과 대전 등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과 영국 등 지리적으로 떨어진 연구진이 중앙의 슈퍼 컴퓨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다음 연구단계로 발 빠르게 이전해 이전보다 수십 배 빠른 성과를 올릴 수 있다.
KISTI에 따르면 원격 과학 연구활동을 위한 미들웨어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은 미국 UCSD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라는 설명이다.
KISTI는 이 외에도 △HG2C를 위한 서비스지향 구조 기반의 e사이언스 환경 구축 △분자 시뮬레이션 e사이언스 연구 인프라 △e사이언스 기반 항공우주 수치풍동 구축 △기상정보시스템을 위한 e사이언스 △K그리드 프로젝트 등 슈퍼 컴퓨팅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과기부와 KISTI는 올 초부터 6년동안 1027억원을 들여 슈퍼 컴퓨터에 기반을 둔 ‘코리아 e사이언스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SC2005’ 관심 집중=SC전시회는 고성능 컴퓨팅 및 네트워킹과 관련한 세계 최대 국제 심포지엄으로 미국과 유럽·아시아 지역에서 매년 열린다.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대발견으로 가는 관문(Gateway to Discovery)’. 전시회 모토가 상징하듯 이번 SC2005는 슈퍼 컴퓨팅 기술이 연구와 교육, 나아가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보여주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행사 개막일 기조연설에 나선다. 또 IBM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연산속도(280.6 테라플롭스:1테라플롭스는 1초에 1조회 연산하는 속도)를 자랑하는 ‘블루진/L’과 100테라플롭스의 ‘ASC퍼플’을 공개하고, HP·NEC·SGI 등 주요 슈퍼 컴퓨팅 업체가 첨단 슈퍼 컴퓨터 기술을 과시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연속 출전하고 있는 아프로인터내셔널(대표 김근범)도 자체 부스를 마련해 서버 클러스터링 기술을 뽐낼 예정이다.
행사 전날 발표되는 국가별 슈퍼컴퓨터 500대 리스트도 국가별 과학기술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전세계 언론과 과학계의 이목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KISTI 측은 “슈퍼 컴퓨팅과 고성능 네트워크의 첨단기술들이 선보이는 SC2005는 국내에서 그동안 축적해온 e사이언스 성과를 전세계에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준·류현정기자@전자신문, bjkang·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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