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지난 99년 반도체사업을 현대전자에 매각하면서 탈퇴한 지 6년 만인 최근 반도체산업협회에 회원사로 전격 가입,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이닉스의 인수 대상자로 LG전자가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미묘한 상황에서 반도체협회 가입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LG의 가입은) 어디까지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주변 업계와 협력하기 위한 것일 뿐 하이닉스 인수 등 일련의 소문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그쪽 분야에서 성과를 이루기 위한 노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과거의 메모리 업체로서가 아니라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업체 자격으로 재가입했다. LG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DMB칩 등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아직은 외부 판매가 아닌 내부조달(캡티브 마켓)용 사업 구조다.
반도체산업협회 측에서도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기술력을 갖춘 LG가 회원에 가입함에 따라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89년 삼성전자·현대전자·금성일렉트론 3사가 주축이 돼 설립, 매년 3사가 돌아가며 회장사를 맡았다. 현재 서울 양재동 사옥도 당시 3사가 대부분을 출자해 마련했다. 금성일렉트론은 95년 LG반도체로 개명했으며, 99년 현대와 합병하면서 사실상 메모리반도체사업을 접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반도체산업협회에서 탈퇴했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삼각축은 삼성·LG·현대였다. 최근 하이닉스반도체의 협회 활동 강화와 비록 시스템반도체 분야지만 LG전자의 재가입으로 다시 과거 전성기 시절의 구도를 회복한 셈이 됐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