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노래 부르는 `전자부품 선구자` 3인방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대덕전자·삼화콘덴서·삼영전자 매출추이

국내 전자부품 산업을 이끌어온 노병들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덕전자와 삼화콘덴서 그리고 삼영전자다. 짧게는 33년에서 길게는 49년 동안 전자부품의 한길을 걸어온 이 노병들이 한동안 이어져온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대대적인 투자와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33년 동안 국내 PCB업계의 산증인이었던 대덕전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덕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용 PCB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예상하고 반도체용 PCB 전문 업체인 아페리오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월 5만5000㎡ 규모의 제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대덕전자는 또 최근 정부가 결정한 수도권 공장 증설 기업으로 선정돼 분위기가 한껏 고무돼 있다. 이미 공장 증설을 위해 450억원 규모의 대대적 투자 계획도 마련했다. 이러한 호재로 인해 대덕전자는 지난달 52주 최고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푸르덴셜이나 템플턴 등 외국 주요 펀드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실적 호조도 눈에 띈다. 대덕전자는 상반기 16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매출의 10%에 달하는 164억원을 올렸다. 하반기에는 2000억원 매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2001년부터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매출이 작년 반등한 이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내년이면 창사 50주년을 맞이하는 삼화콘덴서는 올해 설립 이래 가장 큰 변화를 시도했다. 설립자에서 2세로 이어지는 가족 경영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삼화콘덴서의 재도약을 책임질 구원투수는 28년 동안 LG전자에서 근무한 황호진 사장이다.

 황 사장은 취임 후 사업부 체계로 조직을 개편하고 고부가가치 사업 위주로 전략을 바꿨다. 그 결과 2001년 이후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던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에도 이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생산법인이 흑자로 전환돼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들고 있다.

 삼화콘덴서는 수익성이 높은 필름 콘덴서 사업에 역량을 모으는 한편 자동차와 연료전지 부품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황 사장은 “적층세라믹콘덴서로는 매출 확대를 이뤄내고 필름 콘덴서로 수익성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신규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2008년에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때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대장주 중 하나였던 삼영전자도 새로운 분야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968년 설립 이후 37년 동안 알루미늄 전해 콘덴서라는 한 우물을 파온 삼영전자는 RF부품과 이를 이용한 근거리 무선통신 모듈 및 튜너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 시대에 시장성이 높은 무선 통신 부품을 선택한 것이다. 이미 전자부품연구원과 협력해 이 분야의 핵심 기술인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 기술을 확보했다.

 삼영전자는 우선 근거리 무선통신 분야에서는 블루투스 모듈을, 튜너 분야에서는 DAB/DMB 튜너를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약 5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갖췄으며 내년 초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변동준 회장은 “이번에 개발한 RF부품은 세계 최소 크기로 전자제품의 슬림화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007년 RF부품과 모듈 분야에서 매출 200억원, 순이익 30억원을 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