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언더파이어’가 드디어 모바일 게임으로 선보인다. ‘어둠의 전설’과 ‘북천항해기’로 올 상반기 웰 메이드(well-made) 게임 바람을 일으킨 지오스큐브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개발한 대작 RPG ‘모바일 킹덤언더파이어’가 이달 초 SK텔레콤과 KTF를 통해 차례로 출시된다. 모바일 게임 마니아들이 생각하는 2005년 최고의 모바일 RPG는 어떤 것일까. 모바일 킹덤언더파이어가 그 대답을 준다.
게임에서 풍기는 전체적인 느낌은 한마디로 제대로 된 대작 RPG구나 하는 점이다. 무게있는 대작 게임 개발을 추구하는 지오스큐브만의 장인 정신이 엿보인다. 얼핏 보기에는 액션장르 같기도 하고, 또 RPG같기도 한데, 놀랍게도 게임을 즐기다 보면 액션과 전략의 결합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보통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이 600Kbyte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불과 450Kbyte의 용량으로 액션과 전략이라는 두 장르를 소화해냈다는 점이 놀랍다.
일단 눈에 띄는 점은 탄탄한 스토리. 모바일 게임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음모라는 주제로 두 영웅의 이야기를 교차시켜 놓았다. 두 영웅 중 먼저 등장하는 할켄편에서 풀리지 않던 궁금증은 두 번째 영웅 바루스에 가면 비로서 해결된다. 이러한 탄탄한 이야기는 모바일 게임이 이미 PC게임이나 영화의 스토리를 많이 따라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벤트 모드에서는 개발자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이벤트의 경우 기존 RPG에서는 레벨업을 위한 프리배틀을 하는 곳이다. 그러나 모바일 킹덤언더파이어의 이벤트모드는 액션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일반적인 레벨업을 위한 전투는 NPC들이 같은 대화를 반복해 따분하게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킹덤언더파이어는 모든 대화가 다 이어지는 스토리다. 시나리오를 보기 위해 프리배틀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유저들에게 준 것이다. 따라서 기존 RPG에서 문제됐던 소위 ‘노가다’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래픽 측면은 말 그대로 모바일 RPG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점을 보여준다 하겠다. 실사를 방불케 하는 일러스트는 익히 북천항해기에서 보여주었던 개발사 지오스큐브의 높은 그래픽 수준이 한층 더 무르익은 듯한 느낌이다. 해외 게임사 직원에게 킹덤언더파이어의 게임 장면을 보여주었더니, 그 디자이너의 손을 보고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가 됐다. 실제로 액션 장면에서 주인공과 몬스터의 프레임의 수는 놀라움 그 자체다. 주인공인 영웅이 타격하는 장면은 3개 이상의 프레임을 차지한다. 그리고 다양하고 화려한 특수 기술들은 게임의 재미를 한층 더 높인다.
호쾌한 타격감과 치밀한 전략의 재미를 맛보기 위해서는 ‘모바일 킹덤언더파이어’가 제격이다. 적은 용량으로 다양한 게임을 맛볼 수 있고, 특히 우리나라 대다수의 RPG팬들이 좋아하는 액션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플레이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바로 킹덤언더파이어가 자랑하는 시스템, ‘액션’과 ‘전략’ 두 부분이다. 영웅이 되어 적들과 맞서 싸우는 액션, 그리고 나만의 부대를 구성해 피해를 최소화하며 적을 무찌르는 전략에는 어떤 점을 주목해야 할까.
액션 전투에서는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려면 더욱 그렇다. 0번 키를 제외한 휴대 전화 위의 모든 키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액션 전투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기존 액션 게임들의 원버튼적 성격을 과감히 탈피한 것이다. 즉, 3개의 기술과 근거리 및 원거리 공격의 전환 등이 다양한 키 조작으로 가능하다. 특히 액션 전투에서 퇴각 개념을 넣은 것이 이채롭다. 기존 게임의 이기기 아니면 죽기가 아닌 퇴각이라는 작전은 말 그대로 전략적 개념이다.
또한 전략 부분에서는 턴제 방식으로 부대 단위의 전투가 가능하다. 기존 턴제와 다른 것은 바로 하나의 부대가 선봉대, 본부대, 지원대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선봉대가 먼저 길을 열고, 만약 선봉대가 전멸하게 된다면 본부대가 전투를 벌인다. 지원대는 법사대, 공병대, 폭격대로 구성돼 있는데 그들 특유의 기술이 있다.
특히 전략 부분의 압권은 ‘로테이션’이다. 선봉대와 본부대가 교대를 할 수 있다. 이는 작전을 치밀하게 짤 수 있는 요소인데, 예를 들어 선봉대의 HP가 적으면 부대교환을 하거나 사정거리가 안돼도 본부대의 궁수대를 불러올 수 있다. 또 선봉대에 영웅이 있는 부대는 일반공격을 하면 액션전투가 되어 영웅이 진두 지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 킹덤언더파이어’에서 영웅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액션과 전략 두 가지 모두에 능숙해야 한다. 빠른 손 동작을 요하는 진정한 손맛의 액션과, 치밀한 계산 하에 부대를 구성하는 마치 장기판과 같은 재미의 전략, 이 두 재미는 ‘킹덤언더파이어’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모바일 RPG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기획·개발 배경은.
▲ PC 게임과 콘솔 게임으로 나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킹덤언더파이어’ 시리즈의 모바일 판이다. 실시간 액션 전투와 전략 파트 두 가지 장르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 개발자로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부분은.
▲ 감동적이고 빵빵한 스토리다. 모바일 게임으로도 짜릿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음모가 주된 테마다. 액션 부분에서는 다양한 공격 키와 지원 스킬을 활용해 전투를 만끽할 수 있다. 몬스터를 공중에 날려 검을 휘둘러 연타 공격에 성공했을 때 그 쾌감은 정말 짱이다. 전략 부분에서는 부대 로테이션 기능을 얘기하고 싶다.
- 2배로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노하우.
▲ 이벤트로 발생하는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레어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또 모든 키를 다 활용해 칼과 활로 적을 호쾌하게 물리치고, 적절한 부대 구성을 통해 적을 섬멸하는 재미는 직접해봐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 부제가 ‘네메시스’인데.
▲ ‘네메시스’는 정복할 수 없는 것, 응보, 천벌 등의 뜻이 있다. 각종 모바일 커뮤니티를 통해 공모를 했고 600여개의 응모작 중 제일 멋진 이름을 선정했다. 순수하게 유저가 지어준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상당히 멋진 이름이라 생각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