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이 연말까지 KR도메인(.kr) 공인사업자를 일반사업자에 완전 개방할 예정인 가운데 사업자 선정기준이 턱없이 낮아 서비스의 안정성을 해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NIDA·원장 송관호)은 최근 법인 등록을 한 후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서버를 1대만 임대해도 누구나 공인사업자 자격 요건을 갖출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KR도메인 공인사업자 선정 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도메인·호스팅업계는 이 기준대로라면 진입장벽이 너무 낮아 공공재인 KR도메인 서비스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수차례 기준 강화를 요청했지만 진흥원 측에서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진흥원이 마련한 선정 기준은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정의하는 신용정보업자로부터 CCC등급 이상의 기업신용등급을 받은 자일 것 △일정 등급 이상의 전용회선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보유한 자일 것 △보안설비가 구축된 전산실을 직접 또는 임대 운영하는 자일 것 등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법인이면서 IDC에 서버 1대만 임대해도 공인 사업자 자격 요건을 갖추는 셈이다. 또 CCC등급은 전체 기업신용등급 10등급 중 8번째에 해당되는 것으로, 신용등급 기준이 상당히 낮다.
업계는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등록대행자 취득 후 불법 및 사기행위 우려 △부당한 목적으로 공인사업자 자격 취득 후 불법행위 △한글인터넷주소 및 키워드 전문업체 유사도메인 서비스 업체들의 사칭 우려 등을 이유로 선정 기준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흥원이 마련한 도메인 관리준칙 개정안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는 사업자가 몰려 도메인 서비스 시장에서 각종 불법 및 사기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진흥원은 지난달 24일 도메인 관리준칙을 개정했으며, 기존 6개 공인사업자 외에도 KR도메인 공인 등록사업자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