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사용량을 줄이면 우린 어떡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원가 절감과 단가 하락을 위해 소재 사용량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전자소재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생산량이 기존 6세대 라인까지의 총생산량과 맞먹는다는 7세대 LCD 라인의 본격 가동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관련 전자소재 사용량은 그만큼 늘지 않고 있다. 가격 하락을 통한 시장 확대에 전력하고 있는 패널 업체들이 소재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들을 개발, 생산라인에 속속 적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시장을 겨냥,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외국 업체들도 앞다퉈 한국에 들어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외국계 소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 소재 업체의 시장 주도는 끝났고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 소재를 만들지 못하면 낙오된다”며 “수요는 정체인데 단가 하락 압력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LCD 공정의 컬러레지스트는 도포 장비가 기존 스핀 방식에서 5세대 슬릿스핀, 6세대 스핀리스 방식으로 바뀔 때마다 사용량이 3분의 1 정도씩 줄어들었다. 도포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이 줄었기 때문. 덕분에 기판 크기가 커졌지만 소재 사용량은 비슷한 수준이다. 7세대 들어서 기판 크기가 더 커지면서 사용량은 다소 늘었지만 생산 증가 속도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패널 업체들은 원가 절감뿐 아니라 대형 기판 위에서의 정밀한 작업을 위해 도달률이 낮은 스핀 방식보다 스핀리스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프리즘시트·확산판·도광판 등 백라이트유닛(BLU)에 쓰이는 각종 광학 재료의 기능도 점차 하나로 통합되면서 필름 사용량 감소가 예상된다. 모듈 두께를 줄이려는 패널 업체들의 요구와 맞물린 현상이다. 현상액 등 웨트 케미컬을 재활용하는 기술의 개발 움직임도 소재 업체들로선 껄끄럽다.
여기에 노광 공정 자체를 없애기 위한 잉크젯 프린팅 기술, 초정밀 금형으로 패턴을 찍는 나노임프린트 기술, 컬러필터 없는 LCD 패널 등이 개발되고 있어 소재 업체들의 위기 의식은 높아지고 있다. 노광 공정이 없어지면 포토마스크·포토레지스트·식각액 등 수많은 소재가 필요 없어진다. PDP 전극을 형성하는 실버페이스트도 오프셋 방식을 써서 버리는 양을 줄이는 기술 개발이 진행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사용량이 많이 줄었지만 잉크젯 프린팅 공정 등은 아직 적용에 시간이 걸린다”며 “새로운 제품에 맞는 혁신적 소재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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