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국내 2차전지 업계가 1년여 만에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업계의 대표 주자인 삼성SDI와 LG화학은 4분기 들어 실적이 뚜렷이 개선됐다.
지난 99년부터 2차전지 사업을 시작한 두 회사는 작년 상반기까지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대규모 시설 투자와 세계적인 공급 과잉의 영향으로 작년 말부터 실적 부진을 보였다. 삼성SDI는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LG화학은 적자는 물론 매출이 40% 이상 줄어드는 시련을 겪었다.
두 회사는 올해 1분기부터 전면적인 라인 정비와 생산성 향상에 착수했으며 그 성과가 최근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출이 급증했고 적자를 면치 못하던 수익성도 좋아졌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3분기 처음으로 마쓰시타를 제치고 빅3 대열에 합류한 여세를 몰아 올해 초에 비해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3800만셀의 2차전지를 판매, 약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4분기에는 6500만셀에 18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지난 9월에 처음으로 달성한 월 2000만셀 판매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2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한 후 수익성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매출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메이저 고객 비중이 75%에 육박하고 있으며 수익성과 직결되는 패키지 판매 비중도 연초 30% 대에서 40% 이상으로 올라갔다.
삼성SDI 2차전지 영업팀장 이진건 상무는 “이제 세계 2차전지 업계는 산요, 소니, 삼성의 3S 구도가 자리잡았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생산성 향상과 소재 다변화의 성과가 나타나면 매출은 물론 수익성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대규모 리콜 등의 악재로 인해 올해 초 매출이 급감했지만 2분기 바닥을 찍은 후 3분기 진용을 정비하고 최근에는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700억원 내외의 매출에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이번 4분기에는 매출이 작년 3분기 수준인 1200억원 정도로 올라가고 수익성도 흑자 반전의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박현식 수석부장은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거의 접근하고 내년 1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난연전지 등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고 기존과 다른 대체 소재도 조만간 나올 수 있어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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