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영화 사상 가장 성공한 영화로 손꼽히는 ‘터치 오브 스파이스’가 오는 25일 국내 첫 선을 보인다. 현지 상영기간 동안 ‘마스터 앤 커맨더’ ‘니모를 찾아서’ ‘캐러비안의 해적’ 등 할리우드 대작들을 제치고 무려 7주간이나 박스 오피스 1위에 군림하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관객수도 98년 ‘타이타닉’ 이후 최대라한다.
평단의 평가도 아주 좋은 편이다. 식물 인간 상태 같았던 그리스 영화계를 살린 작품이란 호평까지 나왔다. 2005 테살로니키영화제에선 최우수 작품상 등 무려 10개 부문을 석권했으며, 2004년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선 10대 유럽 영화 비평가상을 거머쥐었다. 마치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천국’을 연상케하는 이 영화는 만추에 잘 어울릴 것 같다.
1959년 터키 이스탄불. 향신료와 관련된 요리의 비법은 언제나 이곳 사람들의 관심사다. 향신료 가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는 손자 ‘파니스’에게 인생의 진리가 녹아있는 양념에 관한 얘기를 하며 사랑을 가르친다. 그러던 중 가족들이 모두 그리스로 강제 이주한다. 어쩔수 없이 할아버지와 첫사랑인 ‘사이메’와 아쉬운 이별을 한다.
세월은 흘러 1964년 아테네. 파니스는 할아버지와 사랑하는 사이메를 곧 만나게 될 거라고 고대했지만 뜻대로 안된다. 그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사이메가 보고 싶을 때마다 이스탄불식 요리를 하며 마음을 달랠 뿐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요리를 지나치게 잘하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며 부엌 출입금지령을 내리는 등 온갖 조치를 취한다. 이후 천체물리학 교수가 된 그는 할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듣고 이스탄불로 돌아와 첫사랑 사이메와 극적으로 해후한다.
(감독: 타소스 불메티스, 출연: 조지 코라페이스·오디세즈 파파스필리오풀로스·마르코스 오세,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개봉: 11월25일)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