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콘텐츠 전략 승부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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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업계 양강인 KT와 SK텔레콤의 콘텐츠 전략이 구체화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콘텐츠에 사활을 건 KT는 이미 KTF의 유무선 포털 ‘매직엔’을 KTH에 이관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을 만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iHQ와 YBM서울음반 등에 지분 참여한 SK텔레콤도 내년부터는 음악·영화·게임 등의 해외 진출로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에 사활 건 KT=KT의 미래 콘텐츠 사업은 올 상반기 그룹 내 자회사들과 함께 ‘콘텐츠위원회’를 구성할 정도로 남중수 사장의 최대 관심 분야다. KT그룹의 콘텐츠 전략은 △관계사 협력 및 업무 분담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 △KT 독자적인 콘텐츠 사업 진출 등 두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우선 그룹 차원의 전략은 최근 열린 콘텐츠위원회에서 자회사인 KTF와 KTH 간 ‘업무 조정’이 일차로 이뤄진 상태다. KTF가 관장했던 유무선 포털 ‘매직엔’을 KTH로 이관하는 방안이다. 또 하나 KT의 독자적인 콘텐츠 사업 진출 전략은 싸이더스 인수에 이어 콘텐츠 기획, 제작 및 유통 사업 참여 등 포괄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KT는 ‘유통’의 범위를 국내로 국한하지 않고 해외 시장까지 넓게 보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 소싱부터 유통까지 책임지는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특히 유통 모델의 경우 인터넷에 기반을 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 마련중이다. 인터넷(IP) 환경을 염두에 둔 ‘콘텐츠 애그리게이터’나 ‘인터넷 광고’ 등의 사업이 한 예다. KT는 영화·게임 등 콘텐츠 각 분야의 젊은 외부 인력 20여명을 채용, 전담팀(TF)을 구성해 기획 작업을 하고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KT의 가장 큰 경쟁 기반인 네트워크마저 버릴 생각으로 콘텐츠 사업을 보고 있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텔레콤, 보수적이지만 콘텐츠는 필수=SK텔레콤의 콘텐츠 사업 구도는 한마디로 ‘가입자당 부가가치를 높이고 디지털홈 등 미래 통신 시장의 수요와 동남아 등 해외 통신 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자’는 것이다.

 미래 수종사업으로 사실상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KT와 달리 콘텐츠 사업 확대의 한계를 그어놓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영화·음반 등 콘텐츠 제작·유통사를 인수하거나 지분 참여하면서 공격적인 ‘영역 확장’을 경계했던 주변의 시선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그러나 KT처럼 독자적인 콘텐츠 사업 진출은 배제하되 콘텐츠 사업 진출의 범위는 본격 확대한다는 게 SK텔레콤 내부의 전략이다. SK텔레콤은 iHQ·YBM서울음반에 이어 모바일 게임 업체에 대한 지분 참여도 현재 검토중이다. 한때 네오위즈 인수까지 검토했다 보류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의 원년이 될 내년부터는 중국 등 아시아권을 대상으로 음악·드라마·게임 등 수출 가능한 콘텐츠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무선인터넷 관계사인 ‘유니SK’와도 사업 협력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향후 디지털홈 시장을 겨냥, 현재 유무선을 통해 제공중인 음악·영화·게임 포털도 TV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망=당장 내달 KT가 발표한 미래 수종사업 비전에 콘텐츠 전략이 어떻게 가시화할지가 큰 변수다. 콘텐츠 시장의 한계를 감안,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SK텔레콤도 KT가 공격적인 사업 추진을 선언하면 이에 자극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KT그룹은 모회사는 물론이고 독자 수익 기반 확보가 우선순위인 KTF·KTH 등 관련 계열사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하면 그룹 내 윈윈 전략은 고사하고 ‘용두사미’식 콘텐츠 사업 전략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신혜선·서한기자@전자신문, shinhs·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