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자정부 `추락`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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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순위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미국 브라운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Center for Public Policy)가 발표한 ‘2005 세계 전자정부(Global E-Government 2005)’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올해 전자정부 지수는 26.2로 조사대상 198개국 가운데 86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2위(30.5)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순위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보보안(Security)와 사생활보호(Privacy), 웹장애(W3C Disability Accessibility) 부문 지수에서 각각 모두 ‘0’을 획득, 결과적으로 종합평가지수의 급격한 하락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최근 우리 정부의 인터넷민원발급 서비스 중단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만을 비롯해 싱가포르, 미국 등 상위권 국가 대부분은 정보보안이나 사생활보호 등의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행정자치부 주최로 조선호텔서 열린 ‘전자정부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차 방한한 대럴 웨스트 브라운대 공공정책연구소장도 “일반 시민들이 정부의 온라인 정보와 서비스 활동을 안전하다(safe and secure)고 느끼지 못하면, 전자정부는 더이상 발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 대해 전자정부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는 “브라운대의 발표는 전자정부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라기 보다, 웹사이트 등에 대한 피상적인 분석에 불과하다”며 “특히 순위의 급변 등으로 봤을 때 평가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평가등수는 지난 2001년 45위, 2002년 2위, 2003년 87위 등 등락폭이 매우 크다. UN의 전자정부 국제평가는 서비스의 온라인화 이외에 IT 인프라와 인적자본 등에 대한 종합평가가 이뤄진다. 하지만 브라운대학은 각국 정부의 웹사이트 상의 이용가능 정보(information availability)와 온라인 서비스 제공 여부만을 평가, 전자결재 등 정부기관내 실질적인 성과측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영어 미사용국가의 웹사이트 평가에는 단순히 번역 SW를 사용하거나 해당 웹사이트의 영문버전만을 평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가 부여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밖에 국별로 매년 평가대상이 변경돼 온라인 서비스 제공 등 주요 항목에 대한 일관된 평가가 결여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브라운대측은 평가대상 웹사이트의 선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브라운대 부설 공공정책연구소는 세계 각국과 미국내 주정부의 전자정부 서비스를 대상으로 △온라인서비스 △홍보 △데이터베이스 △사생활보호 △정보보호 △웹장애 등의 분야에 대한 항목 평가를 실시, 매년 하반기에 종합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