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침체를 면치 못했던 블레이드 서버 수요의 ‘물꼬’가 열리고 있다.
23일 주요 컴퓨팅 기업에 따르면 올해 잠정 집계한 예상 블레이드 서버 판매대수는 업체별로 전년 대비 최고 400%까지 확대됐다. 이런 추세면 올해 블레이드 시장 규모는 전체 x86 인텔 서버 중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1% 수준에서 올해 4분기 3∼5%를 넘어서고 내년에는 10% 대까지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블레이드 서버 수요 ‘껑충’=한국후지쯔는 지난 해 블레이드 서버를 50대 공급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5배 이상인 200∼300대 이상 공급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HP도 연말 블레이드 서버 수요 급증으로 전년도 2배 수준인 700∼800대 이상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한국IBM 역시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400대의 물량을 예측했다. 지난해 11월 첫 제품을 내놓은 한국 델도 3∼4개 사이트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며 40여 대를 팔았다.
◇공공·금융권 선전=올해에는 주 타깃이었던 IDC 보다 대기업과 공공·유통·금융권에서 더 많이 팔렸다.
이영환 한국후지쯔 부장은 “IDC는 전력시설 확충과 각종 비용 문제로 블레이드 서버 입주를 꺼리는 반면 IT업체는 공간 활용성, 통합관리 용이성 등 블레이드 폼팩터의 장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쯔는 한진정보 아웃소싱 사업과 경찰청·포스코에, 한국델도 뱅크타운과 서울대 중앙도서관의 서버 교체 작업, 풀무원 등에 블레이드 서버를 공급했다. 한국IBM도 농협 등 금융권과 제조 분야에서 새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도 ‘쾌청’=업계에서는 내년도 공격 마케팅·경제 호황·블레이드 서버 구전 효과 등으로 블레이드 서버 수요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IBM이 1억원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주요 업체가 모두 블레이드 서버를 내년도 중요 사업으로 정한 상태다. LG히다찌도 오는 12월 일본 히타치사가 개발한 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델도 경쟁사 대비 초기 도입 비용을 최대 25% 낮게 책정해 공격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명한신 한국IBM 차장은 “블레이드 서버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벤더사도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동안 심사숙고해왔던 수요가 내년에는 본격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