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대가 열린다]IT서비스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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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시대 개막을 앞두고 각 금융사의 IT담당부서를 비롯해 금융 IT서비스기관과 시스템통합(SI)업체들은 1년여 전부터 소리없는 전쟁을 벌였다.

 금융사 차원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 전략을 찾기 위해, IT서비스업체 입장에서는 신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

 우선 대다수 금융사들이 아웃소싱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이에 대한 경쟁이 벌어졌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코스콤·금융결제원·보험개발원 등이 증권·은행·보험 등 각 권역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정리됐지만 이 과정에서 증권예탁결제원이 사업 참여를 시도했다가 중단하는 등 적지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금융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지주사와 대형 금융사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독자 노선을 택했다. 우리은행·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와 삼성생명·삼성증권·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 관계사들이 독자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국민은행과 교보생명 등도 직접 시스템을 개발·구축했다.

 퇴직연금시스템 사업에 참여하려는 SI업체의 경쟁도 전개됐다. SI업체로써는 신규 수요라는 실익 외에 금융권을 아우르는 서비스 시스템이라는 상징성도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한치 양보 없는 경쟁 끝에 금결원 퇴직연금시스템 프로젝트에는 동양시스템즈가, 보험결제원 프로젝트에는 LG CNS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삼성SDS는 독자 구축을 선언한 삼성 계열사와 교보생명 등의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금융결제원

 금융결제원(원장 이상헌 http://www.kftc.or.kr)은 은행권의 퇴직연금 기록관리(RK) 업무 지원을 위한 최적의 한국형 시스템을 구축했다.

 금결원은 은행권의 관련 시스템 구축 비용 절감과 업무처리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7월 공동기록관리센터 구축 모델을 마련했으며 다음달 1일 센터 가동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미 퇴직연금 기록관리시스템을 비롯해 참가 기관이 ASP방식으로 사용하게 될 운용관리시스템 및 진단시스템 등 내부 IT인프라 개발을 마쳤으며 최근에는 공동기록관리 시스템과 은행 자산관리시스템간 온라인 및 파일 송수신테스트를 가졌다.

 금결원은 한국형 퇴직연금시스템 구축을 위해 유수의 컨설팅업체 전문인력과 퇴직신탁 업무 경험이 있는 국내 은행권 전문 인력 등 총 70여명의 대규모 공동작업반을 구성했다. 금결원은 각 은행 퇴직신탁 담당자들과 함께 개발작업을 진행하여 업무 처리 신뢰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상품라인을 지원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시스템 구축에는 SI업체 동양시스템즈가 참여했다.

 금결원은 시스템 가동일부터 참가 은행들이 주식·채권 등 직접 투자상품 외에도 정기예금·간접투자증권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적립금 운용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수연동형 상품과 외화상품도 개발중이어서 타 업군 대비 폭넓은 금융상품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결원은 보안체계도 강화해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했다. 가입자 적립금 운용현황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시스템 이중화 및 공인인증서 기반 서비스체계를 구성했다. 참가 은행 담당자가 ASP 방식의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전용 인증서와 접근 PC를 인증하는 PCID체계도 적용했다.

 금결원은 다음달 퇴직연금 시행 초기에는 기업·농협·대구·부산·수협·신한·외환·조흥·하나은행 등 9개 은행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내년 중 7개 은행에 추가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결제원 이상헌 원장은 “금결원 공동기록관리센터는 국내 금융환경에 가장 최적화된 한국형 퇴직연금시스템”이라며 “이용 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지닐 수 있도록 국내에서 가장 안정되고 신뢰성 있는 공동기록관리센터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스콤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 대표 한정기 http://www.koscom.co.kr)은 금융기관과의 마지막 점검작업을 통해 퇴직연금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콤은 지난 25년간 증권 및 선물 시스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과 기술력을 살려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한다는 취지에서 퇴직연금시스템 사업에 착수했다.

 이미 지난해 초부터 전담인력을 투입해 퇴직연금 업무분석 등의 준비작업을 진행했으며 증권사를 중심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코스콤은 사업설명회를 통해 ‘금융기관을 위한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사업’ 모델을 발표하고 금융원장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퇴직연금시스템 구축안을 제시했다.

 이후 시스템 공동 이용 의사를 표명한 증권사와 사용자그룹(User’s Group)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개발업무에 관한 협의를 가졌으며 기본 인프라 구축 및 개발업체 선정과정을 거쳐 올 5월부터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코스콤은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 시스템과 접속해 연계테스트를 갖는 등 최종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1일 퇴직연금제도 시행일에 공식적인 시스템 가동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코스콤의 퇴직연금시스템은 △기록관리(RK)시스템 △투자설계시스템 △시산·진단시스템 △투자교육(e-러닝)시스템 △대외접속시스템 등의 단위시스템으로 구성됐으며 증권사뿐 아니라 보험 등 여러 금융기관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을 취했다.

 코스콤은 11월말 현재 교보·굿모닝신한·대신·대우·동양종합금융·미래에셋·한국투자·현대증권 등 8개 증권사와 시스템 이용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증권 및 보험권과 추가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금융기관이 퇴직연금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경우 소요되는 막대한 개발비와 운용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코스콤 한정기 사장은 “코스콤의 퇴직연금시스템은 국내 전문가들의 요구사항이 결합된 최적의 시스템으로 고객의 업무부담 경감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도 클 것”이라고 전하면서 “향후에도 지속적인 고객 요구 반영과 함께 수년간 축적된 안정적 시스템 운용 노하우를 살려 고객만족(CS)경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

 보험개발원(원장 김창수 http://www.kidi.or.kr)은 보험업계의 원활한 퇴직연금사업 지원을 위해 14개 생명·손해보험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퇴직연금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5월 대한·흥국·금호·미래에셋·신한·동부생명 등 생명보험 6개사와 LG·현대·동부·메리츠·제일·신동아·쌍용·그린화재 등 손해보험 8개사 등 총 14개 보험사와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퇴직연금시스템 준비에 착수했다.

 시스템은 △기록관리(RK)를 포함한 운용관리 업무 △자산관리 업무 △상품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시스템 등으로 구성됐으며 개발 비용은 참여 금융기관이 공동 부담하고 시스템은 공동 소유하는 형식을 취했다.

 시스템 개발을 위해 별도로 구성된 TFT에는 보험개발원 담당 인력은 물론 각 보험사의 퇴직연금 업무 및 IT 담당 인력 등 총 60여명이 참여했다. 시스템 개발 지원을 위해 시스템통합(SI)업체 LG CNS도 동참했다.

 보험개발원은 TFT를 중심으로 퇴직연금시스템 개발 작업을 진행해 지난 10월 퇴직연금 확정급여(DB)형 시스템을 오픈했으며 다음달 제도 시행에 맞춰 확정기여(DC)형 및 개인퇴직계좌(IRA) 시스템 등도 가동할 예정이다.

 이미 보험개발원은 이와 관련된 퇴직연금시스템 기본 개발을 마무리했으며 최근 각 보험사별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최종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퇴직연금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스템을 이용하는 금융기관이 직접 시스템 기획에서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사용자 중심의 IT 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금융사가 갖고 있는 퇴직연금 사업전략과 상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제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보험개발원은 내년 3월까지를 시스템 안정화 기간으로 보고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 작업을 벌여나가는 한편 내년 이후 새로이 퇴직연금사업에 착수하는 금융사들을 대상으로도 IT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험개발원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보험사 중심으로 운용관리업무 중 기록관리 업무를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보험개발원은 참여 보험사들과 이에 대한 최종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동 운영이 결정되면 이들 보험사의 기록관리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