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스토리지 교체` 어디로?

 국민은행이 지난 7월 전산장애 원인으로 지목된 스토리지 시스템의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국민은행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보유한 ‘EMC 시메트릭스 8000시리즈’ 기종(100여대) 중 7월 장애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된 일부 기기(약 10대)를 최신 기종인 ‘EMC시메트릭스 DMX 시리즈’로 교체했다.

 국민은행이 장애유발 장비에 대한 교체를 완료함에 따라 향후 추진될 나머지 동종 스토리지 교체 작업으로 업계의 관심이 옮아가고 있다.

 장애와 무관한 것으로 판명된 동종 스토리지 장비 역시 한국EMC가 4년 전 공급한 제품이어서 노후화에 따른 장비교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장애 발생 이전부터 추진과제의 하나로 시메트릭스 8000 시리즈 업그레이드를 검토해왔다.

 따라서 이번 시스템 교체가 비록 일부지만 곧 전체 구형장비의 교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은 측은 “보유한 스토리지 중 장애 원인으로 파악된 스토리지 기종을 완전 교체했다”며 “교체작업에서 제외된 스토리지 업그레이드 또는 교체에 대한 논의는 내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국민은행이 일부지만 교체 기종으로 EMC 시스템을 선정한 것이 후속 기종교체 작업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경쟁업체들은 국민은행의 교체 수요를 예의주시하며 EMC 텃밭을 겨냥한 물밑영업을 전개해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과 한국EMC가 후속 교체 수요를 놓고 진행할 협상조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국민은행이 EMC 유지와 벤더 교체를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지만 벤더 교체로 이어질 경우 요구되는 수백 테라바이트 규모의 데이터 이전(마이그레이션)작업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EMC 측은 “장애발생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별도의 패치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급파된 본사 컨설턴트를 국민은행에 한달 정도 상주시켜 시스템 가용성과 신뢰성에 관한 주요 대처를 마무리했다”며 “국민은행과 상호 윈윈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메트릭스8000의 후속 모델인 시메트릭스DMX 시리즈는 데이터 경로를 공유하는 버스 아키텍처를 채용한 시메트릭스 8000과 달리 데이터 경로가 분리된 다이렉트 아키텍처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이정환·류현정기자@전자신문, victolee·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