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격투 게임은 주먹과 발차기, 여기에 무협지의 말도 안되는 무술을 가미시킨 것이 대부분이었다.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은 왠지 무도와 멀어 보이고 시각적으로도 빨간 피가 반드시 가미돼야 하기 때문에 제작사의 부담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무라이 쇼다운’이 최초로 무기를 든 대전 격투 게임을 실현했고 그 뒤를 이어 본격적인 3D 그래픽으로 ‘소울 칼리버’가 나타나게 됐다.
‘소울 칼리버’는 세계 도처에 은거하고 있던 무술 수행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웅을 겨룬다는 싱거운 스토리를 가지지만 제각기 독특한 무기를 가지고 있어 흥미를 더했다. 곧 PS2로 발매될 예정인 ‘소울 칼리버 3’는 남코의 야심작으로 명맥이 서서히 끊어지고 있는 대전 격투 게임의 새로운 바람몰이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작품은 등장 캐릭터가 무려 28명에 달하고 보조 인물도 10여명 가까이나 된다. 캐릭터가 조금씩 늘어가는 것은 대전 격투 게임의 특성이지만 28명이라는 숫자는 실로 대단하다. 여기에는 네크리드, 헤이하치, 스폰, 링크만 제외하고 시리즈의 모든 캐릭터가 출연한다.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거대한 낫을 사용하는 자사라멜. 아스타로스처럼 힘으로 밀어 붙이는 스타일로 보이지만 기술이 빠르고 콤보가 가능하다. 생긴 것도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앞으로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코의 ‘철권 5’의 뒤를 이어 개발한 작품인 만큼 기술과 명령 모드가 대폭 수정됐다. 쓸모가 없거나 유저들이 사용하지 않았던 요소를 과감히 삭제했으며 콤보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도 단타로 분류시켰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 자체도 달라져, ‘한번 제대로 맞으면 끝’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변화된 것이다.
또 가장 최근에 등장한 타이틀이기에 그래픽 하나는 죽여준다. 캐릭터의 묘사와 배경은 잘 그린 일러스트처럼 구현돼 있으며 인물의 움직임과 행동에 따라 주변 환경이 반응한다. ‘소울 칼리버 3’는 대전 격투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반드시 소장하고 싶어할 만한 작품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