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스템 홀릭’ 온라인게임 ‘로한’이 이 상승세를 타고 유료화 모델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가 게임업계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로한’은 현제 PC방 게임 순위에서 ‘리니지’형제의 뒤를 이어 6위에 랭크돼 있다. 불과 서비스 3주 만에 7위에 등극,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던 ‘로한’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인기를 등에 업고 어떠한 유료화 모델로 갈 것인가가 가장 큰 이슈다.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손꼽히는 ‘로한’은 MMORPG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리니지’의 인기를 넘어설 정도의 바람을 일으켰다. 업계에서는 최근 ‘로한’의 인기라면 정액제도 가능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로한’의 정액제가 결정되면 ‘WOW’ 이후 두번째로 시도되는 것인 만큼 MMORPG 장르에 다시금 정액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정액제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쨋든 써니YNK는 올해 안으로 어떤 식으로든 유료화 모델을 정해야 할 입장이다. 주주들의 압력도 있지만 회사 자금을 확보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써니YNK에서 논의되고 있는 유료화 모델은 정액제와 프리미엄 서비스로 크게 갈라지고 있다. 부분유료화 모델도 있지만 실제 써니YNK에서는 이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MMORPG에서 부분유료화 모델은 투자에 비해 매출 발생이 적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지금까지 ‘로한’을 개발하기 위해 소요된 투자금은 1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정액제나 프리미엄 서비스 방식이 유리하다고 내부에서 판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정액제를 선택했을 때 갖는 부담감을 줄이면서 매출에서도 만족할 수준이 발생할 수 있는 모델이 프리미엄 서비스기 때문이다.
써니YNK 한 관계자는 “오는 30일 PC방 간담회를 통해 유료화 모델 논의가 구체적으로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며 “내달 10일을 전후해 유료화 모델에 대한 공식 입장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매출엔 도움되지만 불안
그러나 정액제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다. 유료화 모델 중 가장 내부에서 많은 토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정액제다. 내부에서는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정액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경영진에서는 현 시장에서 정액제 모델이 적합한지에 대해 강한 회의를 갖고 있다.
개발자들은 ‘로한’의 게임성이 뛰어난 만큼 정액제로 간다 해도 유저들은 반드시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중 90% 이상이 20세 이상으로 정액제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도 게임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그액션 온라인게임 ‘씰’의 정액제 실패가 ‘로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써니YNK는 지난해 1월 ‘씰’의 정액제를 단행, 2만7500원의 가격을 책정해 서비스를 했다. 오픈베타 테스트 당시 7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정액유료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올 8월 부분유료화로 모델을 바꿨다.
경영진은 때문에 정액제에 대해 부담감을 안고 있어 쉽게 정액제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WOW’이후 MMORPG중 정액제로 서비스되는 게임이 없어 유저들의 반발도 예상돼 이탈이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정액제만을 고집할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 PC방의 반발 등도 정액제를 선택했을 때 대두될 수 있는 문제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써니YNK가 ‘씰’의 충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씰’과 ‘로한’은 비록 MMORPG라는 같은 장르이지만 정통성 여부에서는 엄연한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이다. 게임성이 ‘리니지’와 비슷하기 때문에 충분히 정액제를 택해도 성공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성이 뛰어나면 유저들은 정액제일지라도 게임을 할 것”이라며 “MMORPG의 정통성을 잇는 게임인 만큼 충분히 가능성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안정적 프리미엄 서비스 유력
써니YNK에서 유료화 모델로 가장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유료화 모델이 바로 프리미엄 서비스다. 다양한 형태의 유료화가 가능해 개발사 입장에서는 유저들의 반발이 적어 이탈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매출도 부분유료화에 비교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도 프리미엄 서비스의 장점 중 하나다.
써니YNK측은 이런 장점을 이유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게임별로 틀리지만 MMORPG 장르인 ‘마비노기’는 시간제와 정량제를 합친 프리미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탄트라’는 유저가 원하는 시간만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머니를 사는 방식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써니YNK에서도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 방식에 대한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정액 모델에 비해 매출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으로 게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서비스에도 정액제가 첨가된 형태의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소액정액제 형태로 진행하면서 요금을 선택한 유저에 대해 부가 서비스를 늘리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써니YNK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해 경영진에서도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유료화 모델은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모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 유저들은 부분유료화 원해
써니YNK은 부분유료화 모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모델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다. 유저들과의 간담회를 몇차례 진행하면서 부분유료화 요구 압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써니YNK에서도 이 때문에 부분유료화를 검토했지만 매출을 높여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소 난색을 표하고 있다.
써니YNK 한 관계자는 “유저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를 했다”며 “아직 유료화와 관련해서는 결정난 사항은 없지만 부분유료화는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비쳤다.
게임업계에서는 써니YNK가 처음에는 정액제를 강하게 고려했지만 유저들의 반발이 거세 쉽게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도박을 벌이기 보다는 적게 먹어도 안정적인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써니YNK의 경우 운영자금이 넉넉치 않아 이번에 실패할 경우에는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상황을 절박하다.
그동안 게임에 자신을 갖고 정액제를 추진했던 몇몇 게임들이 시장에서 참담한 시련을 겪었던 선례가 있다. 써니YNK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됐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과연 어떤 카드를 뽑아들 것인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