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pqi가 국내 기업들보다 앞서, 한국 드라마를 내장한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를 일본에 수출한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가 DVD·CD·비디오 외의 다른 매체를 통해 수출된 적이 없었고, PMP에 합법적인 영상 콘텐츠가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아시아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류 열풍을 국내 업체들보다 대만이 먼저 활용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만 반도체 및 IT 제조 업체인 pqi(대표 젠스 루)는 최근 SBSi와 계약을 하고 드라마 ‘올인’과 ‘천국의 계단’ 전편을 내장한 PMP(엠팩P600)를 이번 주 일본에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4인치 LCD에 20GB 하드디스크를 사용한 이 제품은 드라마에 따라 각각 두 가지 모델로 시판되며 5만9800엔에 판매된다. 드라마가 내장된 국내 유사 성능의 PMP보다 20만원 가량 비싸다.
pqi의 라이언 조 부사장은 “단순히 하드웨어만 판매하는 것보다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PMP와 콘텐츠 결합을 기획했다”며 “3개월간 방송사들을 설득한 끝에 SBS측과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그동안 불법복제를 우려해 노트북·데스크톱PC, PMP 등에 영상물을 저장하는 것을 기피해왔다. 현재 방송 3사가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도 실시간 전송 방식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 부사장은 “‘올인’과 ‘천국의 계단’뿐 아니라 KBS 측과도 계약이 마무리되는 단계”라며 “향후 뮤직 비디오·영화 등 한국의 인기 콘텐츠를 추가하고 키오스크를 통해 드라마를 내려받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