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50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삼성전자는 1년새 수출을 54억달러나 늘렸다. 팬택앤큐리텔과 팬택 등 두 기업이 올해 거둬들인 수출 성과는 18억달러에 달한다. 이외에도 브이케이, 디엠에스 등 주요 IT업체 대부분이 올해 큰 폭의 수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전자수출은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무역 5000억달러 달성 소식과 함께 올해 우리나라 경제 최대 낭보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나라 경제를 무역이 떠받치고 그 무역을 IT산업이 떠받치는 이른바 경제 고도화가 실현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 디지털전자산업과 변종립과장은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842억달러의 전자 수출실적을 이뤘으며 12월중으로 1000만달러 돌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62년 50만달러 어치의 전자수출 이후 50여년만에 이룬 쾌거로 수출 부가가치를 입증해주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자수출은 50만달러(62년)에서 1억달러(72년)까지 도달하는데 무려 10년이나 걸렸으나 500억달러(99년)에서 올해 1000억달러 까지는 불과 6년 소요됐다. 고급 휴대폰, 프리미엄급 디지털TV, 대형 냉장고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고성능 전지 등 전자부품 수출이 제 몫을 해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60년대 라디오 및 소형 트랜지스터와 70년대 집적회로(IC), 녹음기, 컴퓨터, VCR 등이 주도했던 시대에는 꿈도 꾸지 못한 수출 부가가치이다.
특히 전자수출은 올해 전체 수출액 2850억달러의 35%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3대 수출 상품 중에 반도체와 휴대폰 등 IT기기가 두개나 포함됐으며 지난해 자동차 산업에 소폭 뒤져 2위를 차지했던 반도체는 올해 수위를 재탈환할 것이 유력하다.
이 같은 전자수출의 역할에 따라 무역규모도 올해 처음으로 5000억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무역협회 현오석 무역연구소장은 “무역규모 5000억달러는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8개국의 무역규모(2004년 5136억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며 아프리카 53개국 전체의 무역규모 4435억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라고 말했다.
특히 세계에서 무역 5000억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 일본 등 11개국으로 이 중 10개국이 국민소득 2만5000달러를 넘어섰으며 7개국은 3만달러 이상의 국민소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무역 5000억불 시대의 진입은 우리나라의 기술수준과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국민소득 2만달러의 조기달성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98년 이후 8년연속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 무역흑자는 250억달러로 지난해 293억달러나 98년(390억달러)에는 못미치지만 세번째로 많은 흑자 규모로 수출 경쟁력 향상을 말해주고 있다. 산자부와 무역협회는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10년 이내에 전자수출 2000억달러-무역규모 1조달러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수출의 탑 수상 주요 IT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