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격 하락으로 PC제조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이포드에게 이는 딴 나라 얘기다. 서울 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조립PC업체 아이포드(대표 유인찬 http://www.assacom.com)는 지난 2002년 설립 이후 매년 눈부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4년 전 설립 당시 10억 원 정도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 해 200억 원으로 올라섰고 올해는 350억 원에 가까운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이는 컴퓨터 등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업체로서는 유례없는 것이다.
이 회사가 이런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 만의 고유 철학’이 있었기 때문. 유인찬 아이포드 사장과 직원들은 서울시 고척동 창고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고객· 회사· 직원 등 3개 주체가 모두 만족하는 회사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각자 가장 원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에 아이포드는 고객 만족을 위해 업계 최초로 3일 배송을 도입했다. 주문 후 PC조립을 시작하는 이 회사는 초기 배송이 하루 가량 걸리는 지방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3일 배송이 안되면 하루에 3만 원의 보상금까지 내거는 등 ‘배수의 진’을 친 결과 배송 지연 보상금을 지급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유 사장은 “하루에 200대 정도 주문이 들어오지만 고객 서비스를 철저히 이해해 배송을 한 번도 어긴적이 없다”며 “또 무료 배송· 평생 무료 AS도 고객을 위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포드는 회사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았다. 다른 조립 업체처럼 컴퓨터를 팔아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PC관리· 업그레이드 견적 서비스 등 이른바 ‘돈 되는 부가 서비스’를 통해 회사를 살찌웠다. 이에 1대가 판매될 때 떨어지는 순 수익이 다른 업체의 3배가량 된다.
직원을 만족시키기 위한 시스템은 설립 이 후 개선 중이다. 지난해 ‘6시30분 칼퇴근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올 초 성과금 제도와 주 5일제를 도입했다. 이는 직원이 45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으로서는 과감한 시도다. 유 사장은 “PC를 조립하는 일이 아주 지루한 작업이라 성과급제를 도입했다”며 “또 주5일제를 도입한 이 후 지각자가 1명도 없는 등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고 여유 시간이 많아져 직원도 100%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