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인력 수급 `풍요속의 빈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체 과학기술 인력의 수요와 공급 비교(2005~2014)

오는 2014년까지 향후 10년간 과학기술 인력은 대체로 남아도는 반면 핵심 연구 역량을 지닌 박사급 이상 고급 인력이나 최근 바이오 열기를 주도하는 생명공학 분야는 여전히 공급이 수요에 못미쳐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 인력의 중장기(2005∼2014년) 수급 전망’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과학기술 인력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2005∼2014년 전문학사·학사·석사·박사 등 전체 과학기술 신규 공급 인력은 124만3000명, 신규 수요는 95만6000명에 이르렀다. 이는 공급 대비 수요 비중이 7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정부 표준 방식인 교육부 인적자원 총량전망 모델을 사용해 실시됐으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주관해 지난 2월부터 9개월여간 수행했다. 또 재경부, 교육부, 과기부, 산자부, 정통부 등 9개 부처와 민간 전문가 11인으로 구성된 ‘과학기술 인력 수급 전망 태스크포스’가 수급 전망 방법론과 중간 결과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과기부는 밝혔다. 조사 결과는 내년 2월 보고서로 발간돼 정부 관계부처와 기관의 과학기술 인력 정책 수립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과학기술 인력의 수급 전망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학력 수준이 낮을수록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전문학사의 초과 공급 현상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학사와 학사 인력은 전반적으로 석·박사에 비해 공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농림수산학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바이오 기술 분야 등의 발전으로 농림수산학 분야에 속해 있던 것이 이학 분야로 전공이 재편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공급이 축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석사 인력도 대부분 초과 공급이 예상됐으나 △생활과학 △수학·물리·천문·지리 △건축 △기계·금속 △정밀·에너지 등 일부 분야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박사 인력은 의약학과 생물·화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공급 인력이 수요에 못 미칠 것으로 집계돼 정작 연구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 양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동진 과학기술부 인력기획조정과장은 “과기 분야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생 수가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전문학사와 학사 인력은 남아도는 반면 특정 분야나 박사급 고급 인력은 부족한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며 “관련 부처와 공동으로 학력 수준과 전공에 따라 차별화된 대응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