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웹에이전시 시장과 발전방향
주최:전자신문·한국커머스넷
후원:한국전산원, 서울대 e-비즈니스 기술연구 센터
<참석자>
문준호 아이파트너스 사장
이상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기획단장
이성식 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과 교수
정치헌 디트라이브 사장
정현경 중앙ICS 사장
조홍래 바이널 사장
주현선 프람트 부사장
(가나다 순)
※사회: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e-Biz클럽 회장)
전자신문과 한국커머스넷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산원과 서울대 e-비즈니스 기술연구센터가 후원하는 ‘제36차 e-Biz클럽 토론회’가 3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웹에이전시 시장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주현선 프람트 부사장의 주제발표로 시작한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웹에이전시 업계의 시장전망과 비전에 대해 첨예하게 토론을 펼쳤다. 토론내용을 요약한다.
◇사회(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이상구)=다양한 업체가 난립해 있는 만큼 웹에이전시 시장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어렵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야 할 때다. eBI 협회의 현황과 주제발표에 대해 간략한 의견을 말해달라.
◇문준호(아이파트너스 사장, eBI 협회 회장)=eBI 협회는 디자인과 요소기술 중심의 에이전시보다는 대기업 고객과 총체적인 서비스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특이하게도 웹에이전시 업계는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공존하는 시장이다. 단순한 웹사이트 구축이라는 인식이 한계라면 서비스 중심으로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게 가능성이다. 요소기술 중심의 접근보다는 대기업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업 자체가 브랜드인 고객들에 집중해야 한다.
고객은 이제 웹구축, 운영, 컨설팅, 온라인 마케팅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즉 총체적인 디지털 자산관리를 원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관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웹에이전시 업계는 고용창출, 청년실업 해소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정부가 웹에이전시 시장 활성화를 적극 지원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다. 웹에이전시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마련해주면 좋겠다.
◇정치헌(디트라이브 사장)=업계에 몸담은 5년 동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 웹을 통해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인식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인식 수준이 낮아서 대형 포털 쪽으로 전직을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웹에이전시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이들도 몇년전만 해도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며 따라서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특히 웹에이전시 시장의 산업화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사회=인력이 빠져나가는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문준호=조건이나 노동 강도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가장 큰 원인은 희망이나 비전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문제는 내부에 있는 셈이다.
◇정현경(중앙ICS 사장)=산업이 경쟁력을 지니려면 산업 종사자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IT 산업은 기술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술을 이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e러닝을 활용하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술 교육은 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서비스 기획 및 전략교육은 e러닝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웹에이전시도 틈새 시장을 노리는 이들이 등장해야 한다. 웹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 영업을 전개하면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콘텐츠들이 유기적으로 살아 숨쉬는 전략적인 컨설팅이 필요한데 역량이 아직 부족한 것 아닌지 되묻고 싶다.
◇조홍래(바이널 사장)=고객 수요가 다양하기 때문에 고객 레벨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살펴 보면 기술은 이미 정점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이모션이 예당과 합병하면서 가치를 높였듯이 다양한 경영 스킬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입체적인 컨설팅과 클리닉을 요구하는 고객도 있기 때문에 훨씬 고도화된 경쟁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디자인도 이제는 그래픽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디자인한다고 봐야 한다.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고객의 에이전시를 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 다만 결과적으로 웹에이전시는 시장 중심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핵심 역량을 고도화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따라서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콘퍼런스 개최 등을 협회나 정부가 나서서 했으면 좋겠다.
◇이성식(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과 교수)=비전과 현실의 괴리감이 개선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로 인력을 꼽을 수 있는데 웹에이전시 관련 인력이 매년 2만명 가량 쏟아져 나오지만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교육이 다각도로 진행돼야 한다. 둘째는 핵심역량 강화다. 웹에이전시에 맞는 특화된 핵심역량이라기보다는 마케팅, 디자인 등에서 차용된 핵심역량인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인프라다. 법제나 시스템이 구비돼 있지 않다. 우리는 충분히 핵심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했는가라는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상은(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기획단장)=웹에이전시는 특성상 기술을 표현하는 것인데 전달하는 사람은 대단한 가치를 전달했다고 생각하고 받는 사람은 별볼일 없는 가치를 전달받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소프트웨어에 접목시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어떤 기능을 만들기 위해 얼마의 노력이 들어갔느냐를 산정하고 있는데 웹에이전시 분야도 이런 측면을 단가에 보장해야 한다.
◇주현선(프람트 부사장)=대기업 내에서도 웹 담당자들이 기업 내에서 낮은 인식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도 계약 조건에 대한 명시, 저작권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사회=자유토론으로 넘어가겠다. 몇가지 빠진 부분만 지적해 보자. 우리나라의 경쟁력과 한류에 대한 논의가 많은데 이를 발산하는 채널이 웹인데 여기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자. 또 마케팅 측면에서 고객관계관리(CRM)와 웹에이전시의 컨버전스나 상생 모델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수동적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담아내기보다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비전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정치헌=CRM과 관련해 말씀드리겠다. 요즘에는 DB 분류작업도 세분화되고 있고 마인드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디지털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구축비용과 관리 및 운영비용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구축비용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트렌드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성식=무엇을 에이전트하느냐를 좀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웹에이전시 시장의 가능성과도 상당히 연관이 있다. 개인 고객은 물론 기업 고객도 웹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고객에 다가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리모컨은 TV에 다가가기 위한 에이전트인 셈이다. 비즈니스 자체가 에이전트화돼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목표에 달성할 수 있는 서비스·기술 등을 총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서비스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는데 에이전트가 에이전시 역할을 하기 위해서 홈페이지 구축만으로는 안되는 것처럼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문준호=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외부에 많이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경영 기술이 가미된 스타기업들이 웹에이전시 부문에도 나와야 한다. 보다 희망적인 측면은 한류 열풍의 경우 웹이 가장 손쉬운 접근 방법이기 때문에 웹 활용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DVD 타이틀을 해외에 수출하는 업체도 있다.
◇이상은=기업 고객의 접점 중 전후방으로 부딪치는 분야가 웹에이전시인 것 같은데 독특하게 웹에이전시가 할 수 있는 분야는 바로 ‘표현’인 것 같다. 표현에 따라 상품이 팔리는 것이 결정될 정도로 표현이 중요한데 웹에이전시 특화 영역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토론을 종합해 보면 비전을 세우고 핵심역량을 강화해 나가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듯 하다. 기술과 예술이 결합되는 형태로 웹에이전시 업계의 제2부흥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
◆주제발표(주현선 프람트 부사장)
웹이라는 환경은 우리의 일상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웹에이전시는 사람들 관심밖에서 가히 현재와 같은 웹환경을 구축해 온 혁명을 주도한 집단이다.
우선 웹에이전시의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웹에이전시는 웹사이트 제작부터 운영,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 컨설팅, 크리에이티브, 정보기술, 온라인 광고 등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지칭한다.
웹에이전시의 형태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웹에이전시인 e비즈니스통합(eBI) 형태의 에이전시와 크리에이티브 서비스를 중심으로하는 형태의 디자인 하우스 및 부띠끄 형의 에이전시, 그리고 온라인 마케팅과 프로모션 중심의 에이전시로 나눠 볼 수 있다.
현재 웹에이전시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단순 웹사이트 제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는 국내 기업들의 낮은 인식 수준과 낮은 시장 진입 장벽으로 인한 소규모 업체의 난립, 이에 따른 제작 단가 저하 등의 대내외적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연구개발(R&D) 활동 및 투자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고급 인력 수급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유비쿼터스 환경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바뀌면서 휴대폰, PMP, TV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대기업과 정부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웹에이전시는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장점과 특화 서비스의 유형을 분석하고 핵심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 정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고급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단순히 제작 중심의 웹에이전시로 남는다면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 후발주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핵심역량 강화와 더불어 미래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강화해야 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믹스와 모바일 디바이스, 인터랙티브 TV의 활성화에 웹에이전시가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를 고민할 때다.
고객관리 능력의 혁신도 필요하다. 웹사이트 구축보다는 원활하면서도 효율적인 사후관리 능력을 고객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각 에이전시 업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협회나 위원회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협회 차원의 노력과 인력 수급 및 고용 창출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 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통부나 산자부에 웹에이전시를 관리하는 전담 분과가 없는 것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