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산업 발전 전략’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발표한 내용은 2010년 국내 SW산업의 모습을 미리 그려 놓은 것이다. IT839 전략을 통해 IT 강국 위상을 다진 데 이어 이제는 SW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발표는 정부가 업계와 학계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수렴한 의견을 집대성한 것이어서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0년 SW산업 생산 53조원=정부는 우선 현재 25조원 규모인 국내 SW산업 생산량을 오는 2010년에는 53조원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수출도 현재 11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통부는 국가 시스템 혁신 차원에서 대형 공공 지식정보 프로젝트를 발굴·추진키로 했다. 공공 SW사업 발주시 업종 전문화 기업에 대한 우대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국제 품질인증 획득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임베디드 SW 분야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력양성이다. 정통부는 2010년까지 임베디드 SW 고급 인력이 2500명 가량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임베디드 SW 개발 과제를 발굴·추진하고,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학·연구소와의 합동연구를 지원키로 했다. 또 아키텍트급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중소기업을 위한 공동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북한과 외국의 고급 SW 기술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패키지 SW는 중견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0년까지 450억원의 SW 특화펀드와 IT 전문 투자조합을 통해 750억원을 마련, R&D와 M&A 투자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원천 기술 부족 해소를 위해서는 리눅스 등 공개 SW 보급·확산에 주력한다. 2단계 정부통합전산센터에 리눅스 서버를 도입하고 리눅스PC로 확대한다.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는 2010년까지 2000억원을 들여 컴퓨터그래픽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등을 접목한 초대형 블록버스터를 만든다. 이 밖에 SW 개발 환경 조성 지원과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 상암동에 ‘누리스퀘어’를 건립, SW산업인 6000명이 함께 모여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
◇정부 의지 확인=정부 계획은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보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또 국내 SW산업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다.
진 장관은 “하드웨어(HW)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SW 분야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임베디드 SW와 패키지 SW, IT 서비스 분야에서 국내 업체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미약하다”고 말했다.
◇업계 반응=근근이 기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산 SW업체들은 대통령과 정통부가 “맥을 정확히 짚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일제히 환영했다. 특히 대통령이 공공기관 발주자 책임자들과 이번 보고회 같은 모임을 다시 한번 만들라고 지시한 점에 대해 “고질적이었던 저가 수주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부가 백화점식으로 너무 많은 정책을 나열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한 SW업체 사장은 “국내 SW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분위기가 없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이것 하나만 해결해도 국내 SW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평했다.
방은주·윤대원기자@전자신문, ejbang·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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