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u러닝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꾼다’
네트워크 및 정보통신 기기의 발달로 유비쿼터스 환경이 갖춰질 경우 우리 삶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문 중의 하나가 바로 교육이다. 특히 올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u러닝 시범연구학교를 설정해 실제 u러닝 사례를 만들어내는 등 u러닝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이른바 ‘유비쿼터스러닝(u러닝)’은 단순히 인터넷과 네트워크 환경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교육인 e러닝의 개념을 넘어선다. u러닝은 쉽게 말해 언제, 어디서, 누구나, 편리한 방식으로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학습체제를 의미한다. 획일적이면서 제한된 기간동안의 교육 및 주입 위주 교육을 벗어나 어디에나 있는 학습 내용을 학습자의 필요에 따라 시간의 제약없이 학습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u러닝은 △학생들에게 언제 어디에서나 내용에 상관없이 어떤 단말기로도 학습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보다 창의적인 학습이 가능하고 △교사, 학부모, 학습자 상호간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며 △센서나 칩 형태의 컴퓨터를 내장한 모든 실제 세계가 학습 공간이 될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u러닝은 모바일 단말기의 진화나 네트워크 인프라 외에도 전자태그(RFID)와 센서 리더가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역사수업 시간에 한 박물관을 방문해 체험학습을 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우선 학습자는 RFID를 인식, 내장된 정보를 무선으로 읽을 수 있는 PDA나 핸드PC 등 모바일 단말기를 지참하고 박물관에 입장한다. 교사의 지도에 따라 자신의 관심분야를 미리 설정한 학생들은 자신이 알고 싶은 전시물에 다가가기만 하면 RFID가 부착된 전시물의 정보를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자동으로 볼 수 있다. RFID에는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정보가 저장돼 학습자에 따른 정보를 보여주며, 박물관 중앙서버가 이를 제어한다.
이같은 u러닝은 교육 환경의 변화와 함께 교육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과 더불어 함께 연구돼야 할 과제가 바로 u러닝 체계에서의 교수·학습 전략이다. 기존의 교수·학습 전략 중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도입으로 교육에 최적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교수·학습 전략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u러닝 도입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 u러닝은 이제 저만치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현실로 성큼 다가와 있다.
정부는 올해를 u러닝 도입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u러닝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한 토대가 되는 시범연구학교를 선정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KT,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인텔코리아 등 민간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전국 초·중등 18개 학교를 연구학교로 선정했다.
전국에서 선정된 18개 연구학교는 유비쿼터스 분야와 인터넷 기반 분야의 2개 주제로 나누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제1주제인 유비쿼터스 분야에서는 7개 고등학교에서 PDA를, 2개 초·중학교는 태블릿PC를 활용해 이동성, 휴대성, 즉시성, 개인성이 강조되는 교수·학습활동과 학급·학교경영 개선 연구를 시범 실시하고, 제2주제인 인터넷 분야에서는 9개 초·중학교(초등학교 4교, 중학교 5교)에서 가정학습과 학교교육이 연계된 학교단위의 효율적인 사이버가정학습 운영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u러닝 연구학교 운영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수월성, 보편성, 보충 학습 등 다양한 학습서비스를 학생 스스로 선택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학교가 지역사회의 중심으로서 평생학습사회에 대비한 유비쿼터스 환경에 친숙해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사례-서울시 신학초등학교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의 초등학교 적용가능성 탐색을 위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연구학교로 선정된 서울 신학초등학교는 태블릿PC와 교실선진화 장비, 학교와 가정의 유무선 인터넷망을 연계한 u러닝 기반을 조성해 5학년 1개 반의 사회, 수학, 과학 과목에 적용했다.
우선 u러닝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학습자가 이동하면서도 학습을 하기 위한 학습자의 이동위치와 학습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네트워크 구축 △텍스트, 동영상, 애니메이션, 게임 등 동일한 수업에 다양한 형태의 학습콘텐츠 제공 △u러닝에 활용할 단말기인 태블릿PC 등을 제공했다.
또 교실에 없어도 체험학습 현장이나 가정에서 컴퓨터를 켜고 접속하기만 하면 등록된 학습자 사진이 활성화되는 프로그램도 따로 개발했다. 특히 태블릿PC를 휴대하기만 하면 언제나 원하는 정보를 얻어 새로운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여기에는 학습 내용을 바로 정리, 입력, 저장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신학초등학교 학생들은 자기수준에 적합한 학습 콘텐츠나 웹사이트를 찾아 스스로 학습하고 자신이 학습한 결과를 바로 저장해 자신의 학습 이력을 스스로 알 수 있도록 했다. 학생이 학교와는 거리가 먼 현장에 있어도 교사는 학생의 학습과정을 볼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조언이나 지시 가능하며 학생들끼리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1학기에는 사회과와 과학과 중심의 u러닝 기반 수업을 진행했으며 여름방학이 지난 후에는 사화, 과학, 수학과를 비롯해 국어과와 기타 교과에도 u러닝에 적합한 영역을 선택적으로 운영했다. 사회과의 경우 프로젝트 기반 중심 모형과 문제해결 학습 중심 모형을, 과학과는 탐구학습 모형을, 수학과는 개념학습 모형을 적용했다. 정형화된 학습 모형을 구사하지는 못했지만 시스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인 학습과정안을 만들어 운영했다.
그 결과 학생과 교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습 흥미도 및 참여도가 현저히 높아졌고 스스로 내용을 재구성하는 학습 구성력도 향상됐다. 특히 연구반 학부모가 인식하는 자녀의 학습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신학초등학교는 올해 적용한 수업모델을 수정·보완해 내년에는 교과별 u러닝 기반 수업 모형을 정교하게 다듬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체적인 문제해결력 양성과 사교육비 절감 효과 등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방침이다.
◆인터뷰-송재신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러닝기획팀장
“올해 연구학교 시범서비스 결과 u러닝의 교육효과와 가능성이 입증됐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교육인적자원부가 검토중인 u러닝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의 u러닝 국가로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송재신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러닝기획팀장은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u러닝의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송 팀장은 이를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의 u러닝 중장기 로드맵에 맞춰 △저렴한 모바일 단말기 개발 △유무선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이 가능한 콘텐츠 개발 △와이브로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대에 적합한 u러닝 과제 개발 △교사 연수를 통한 교수학습 전략 개발 △교육과정 개편 △법제도 개선 등의 과제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u러닝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며 “사회적 파장에 적응하고 u러닝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교육의 주체인 일반 국민들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송 팀장은 u러닝 연구학교 외에도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추진하고 있는 u시티 구축 전략과 u러닝을 연계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미 부산u시티와 인천송도u시티가 u시티 내에서의 u스쿨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송 팀장은 기존의 e러닝에 비해 u러닝은 교사와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교육 사이트를 위주로 한 e러닝의 경우 교사들보다 이름있는 사교육 강사가 주도했던 반면 u러닝은 학교 현장에서 직접 이뤄지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주체가 될 수 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교사·학생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u러닝은 그야말로 학교교육을 질적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천 부원중학교의 경우 u러닝 연구학교 운영 결과 중간 정도의 성적을 보유한 학급 성적이 u러닝 연구과제를 수행한 이후 1등 학급이 돼 타 학급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다양한 수업 모형을 통해 u러닝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u러닝 연구학교의 학생들이 즐겁게 학습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는 송 팀장은 “유비쿼터스 환경의 교육은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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