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R&D 현장을 가다](5)유럽연합(EU)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진행위원회EC(European Commission) 연구총국(Research DG)의 전경.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진행위원회EC(European Commission) 연구총국(Research DG)의 전경.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7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 분야별 투자

유럽연합(EU)의 R&D를 담는 기구는 유럽연합진행위원회EC(European Commission)내 연구총국(Research DG)이다. 유럽 각국의 R&D의 줄기를 정하고 방향을 잡는 선장 역할을 한다. 단계적인 R&D정책을 정하고 구체적인 지원에서 부터 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관장한다. EC의 R&D 대표정책은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rame Work-Program:FP)이다.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유럽연합의 대표적인 연구개발프로그램으로 포괄적인 분야와 구체적인 세부프로그램들로 이루어져 있다. 분야 역시 에너지, 정보통신, 환경, 공업기술, 바이오테크놀러지, 신소재 등 광범위하다. 개발프로젝트에 EU국가는 제한없이 참여가 가능하다. 비EU국가는 컨소시엄이나 펀딩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연구총국 마틴 페니(Martin PENNY) 정책담당 대표는 “적정한 프로젝트를 세우기 위해 각국의 과학자, 전문가들오 조직된 패널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EU 각국이 필요한 새로운 제안을 했을 경우 각국의 패널이 심층적인 토의를 통해 정당한 방안을 도출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유럽산업 전체를 조율하는 프로그램으로 개발에 참여한 국가는 기술을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동의 자산 성격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현재 2002년∼2006년까지 5년간의 6차 진행중이며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차 진행될 예정이다. 전체 예산은 175억 유로이다. 6차 기간중에 IT관련 프로젝트 수는 총 3625건으로 우선 추진연구 영역은 보건을 위한 생명공학기술, 정보사회기술, 나노기술 및 신생산공정, 우주공학 등이다. 에너지와 사회환경 개발에 중점을 두던 5차까지의 개발 주력영역과 달리 6차부터는 IT부문에 연구개발을 집중함으로써 고부가산업에 대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총국 브렌든 호든(Brendan HAWDON) 정책담당은 “미래를 열어갈 아이디어나 기술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며 “기초과학에 관한 기술은 공개적으로 판매해 시장에 통용되는 기술로 승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시행예정인 제7차 프로그램안의 주요특징은 ‘지식 유럽의 건설(Building knowledge Europe)’란 부제로 종전 5년간의 프로그램 보다 기간이 늘어 7년간 총 678억 유로를 투자한다. 연간 R&D예산으로 보면 6차 프로그램의 50억유로 수준에서 약100억유로로 2배 증액된 것으로 유럽 공공연구비의 10% 가량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매칭펀드의 형태로 지원하는 것을 감안하면 유럽 공공연구비에서의 실질적인 점유율은 20%를 차지한다.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이란?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유럽연합의 대표적인 연구개발프로그램으로 포괄적인 분야와 구체적인 세부프로그램들로 이루어진 복합연구개발프로그램으로 경쟁전 단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EUREKA프로그램과 차이가 있다.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의 종합관리는 EC내 연구총국(Research DG)에서 추진하지만 각 세부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각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다. FP에서 유럽연합의 정책지향성 및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유럽연합은 기존의 원자력이나 에너지 등에 국한되어 추진되었던 유럽연합차원의 연구개발을 유럽이 가진 연구자원을 결집하여 유럽산업의 기술기반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1984년에 1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2005년 현재 6차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7차계획은 중장기 재정운영기간(2007∼2013)에 맞춰 7년의 기간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EU의 각 국이 개별적으로 실시하고 있던 연구활동을 프레임워크 내로 흡수하고, 동시에 연구대상을 에너지 외에, 정보통신, 환경, 공업기술, 농업, 식품, 바이오테크놀러지, 신소재 등으로 확대했으며, 6차까지 이어오면서 많은 정책적인 변화를 볼 수 있다. 매 5년마다 그 방향과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인터뷰-메린 리제스위크 네덜란드 경제부 기술예측팀장

“네덜란드는 올해 개정된 R&D 혁신정책을 수립했다. 신 정책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한된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 달성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메린 리제스위크 네덜란드 경제부 기술예측팀장은 새로운 혁신사업 정책을 수립했고 연간 2억5000만유로(약 3138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 특성에 따른 식품과 원예는 물론, 첨단기술체계 및 소재개발 등을 핵심사업분야로 꼽고 있다”며 “넓고 고른 지원보다는 특화된 영역에 집중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메린 리제스위크 팀장은 “네덜란드는 여러 기관들의 요구와 사회경제적 영향, 글로벌 경쟁력, 차별화를 고려해 국가차원의 신규 혁신주제를 내년 1월부터 선정하기로 했다”며 “여기에는 기업과 대학의 의견과 정부의 비전과 전략안이 모두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 R&D사업의 우선순위에 대해 그는 “우선 산업체 주도로 예측과 시험을 통해 도출된 안을 기반으로 큰 주제를 선택하고 선택된 주제 내에서 사업제안에 기초한 필수사업을 선정하게 된다”며 “선택과 집중, 그리고 국제협력을 모토로 네덜란드 산업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R&D에 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며 “전략적 기획을 통해 상업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실제 주체가 될 기업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제리 히베리넨 핀란드국립기술청 연구위원

“핀란드의 R&D는 정보기술·커뮤니케이션(ICT) 분야에 집중됩니다. 정책 방향은 기업경쟁력 제고와 신시장 발굴, 세계 기술동향을 근거로 마련되고 있습니다.”

제리 히베리넨 핀란드국립기술청(TEKES) 연구위원은 ICT 분야가 핀란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연구 개발 역시 IT와 바이오 등에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4년 기준 TEKES R&D 자금의 30%는 정보통신에, 27%는 바이오에 집중됐다”며 “그밖에 상품생산기술(21%), 에너지환경(18%), 우주항공(4%) 등도 관심이 높은 분야”라고 소개했다.

핀란드의 공공부문 R&D는 교육부·통상산업부 산하의 핀란드학술원이 기초연구를 담당하고 TEKES가 응용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제리 히베리넨 연구위원은 핀란드의 R&D는 기술기관이나 기업 모두 상업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EKES의 R&D 전략 수립 과정에 대해 그는 “먼저 산업동향을 분석하고 해당기술의 강약점·기회 및 위기 요인을 분석한다. 이후 제안 분야에 대한 신기술 과제를 도출해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라며 “성공적 과제 이행을 위해 산업 클러스터, 관련 기술 및 노하우 등 비즈니스 환경 조성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 위주의 R&D지원도 핀란드 R&D 지원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며 “정부자금뿐만 아니라 민간 벤처캐피털 자금 등을 적절히 배분하는 방향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