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통신기기 분야가 각각 두 자릿수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내년 우리나라 IT 경기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가전은 미국 디지털TV 수요 확대와 월드컵 개최 등이 호재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반면 컴퓨터는 경쟁 심화 등으로 내년에도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11일 산업연구원(KIET)은 ‘2006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 성장률을 4.9%로 예측하고, 가격 경쟁력과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IT 대표 업종의 수출 호조가 전반적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출 350억달러 돌파 예상=신개념의 저장장치를 필요로 하는 내비게이션·MP3플레이어·휴대폰 등으로 전체 생산(실질기준)은 올해 대비 27.1% 증가가 예상됐다.
반도체 수출은 세계 시장 성장과 더불어 2006년에 올해 대비 14.7% 늘어난 350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출이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유망 분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수도 방송·통신용 반도체와 와이브로 및 지상파DMB 단말기 관련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들의 약진도 기대됐다.
◇통신기기, 신규 서비스에 기대=내수는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높은 보급률 등이 부담스럽지만 지상파DMB 및 3G(WCDMA) 등의 신규 서비스 본격화와 와이브로의 상용화 등에서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수출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3G 서비스 본격화에 따른 이동전화기 및 통신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인도 등 신흥 시장이 확대되면서 10.2% 증가한 323억4400만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시장 다변화와 신규 서비스 및 첨단 제품에 대한 대체 수요가 늘면서 전체 생산도 7.8% 증가가 예상됐다.
◇가전, 월드컵 효과로 디지털 영상기기 확대=독일 월드컵 개최와 지상파DMB 등 디지털 방송 활성화, 업체의 적극적인 판매 촉진 전략 등으로 전반적인 회복세가 점쳐졌다. 특히 수출은 올해보다 8.3% 늘어난 160억달러에 달하며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가전의 전체 생산은 6.5%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 가격 하락으로 가전 수입은 달러화 기준으로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11.1% 증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컴퓨터, 빠른 회복 기대 난망=보급률이 한계 수준에 도달한 데다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어 본격적인 수요 회복을 바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급형 노트북PC의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소폭의 내수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전체 생산은 수출 감소, 해외 생산 확대, 수입 증가 등 악재가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등에 대한 가격 경쟁력 열세에다 경쟁 심화 등으로 수출은 두 자릿수(-10.5%)의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반면 수입은 저가 제품 수요 확대 속에 증가(15.5%)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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