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정보통신부의 ITRC로 선정된 부산대학교 플라스틱정보소재연구센터(센터장 진성호 화학교육과)는 종이처럼 구부러지는 두루마리 컴퓨터와 옷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기의 핵심소재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대를 비롯, 동아대와 경성대 등 3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 이 연구센터는 현재 유기박막트랜지스터용 재료와 고분자를 이용한 발광소자, 태양전지 등 3가지 연구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유기박막트랜지스터용 재료개발은 기존의 실리콘 재료처럼 휘지않는 단점을 보완, 웨어러블(Wearable)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이 가능한 제품개발이 목표이다. 또 플라스틱을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소자인 유기EL 재료와 유기물질을 이용한 고분자 및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도 핵심개발분야이다.
특히 디스플레이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유기태양전지의 경우 이미 상용화돼 있는 실리콘소재 태양전지와 달리 고에너지 변환효율이 높아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에너지공급원이 될 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세계 최고의 발광효율을 나타내는 다기능성 발광고분자를 개발, 학분야의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 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또 고분자복합태양전지 제작 및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8.93%의 에너지 변환효율을 나타내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논문도 지난 2003년과 지난해 총 42편의 SCI논문을 발표했으며, 유기재료분야에서 국내 특허 7건과 미국특허 1건을 출원 및 등록했다. 이 가운데는 유기EL를 태양전지로 구동하는 디바이스 메커니즘과 분자구조를 바탕으로 청·적·녹색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 새로운 형태의 발광고분자 등을 개발한 논문을 잇달아 발표해 학계의 눈길을 끌었다.
연구센터는 또 지난해 초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IT CEO와 CTO, 대학교수 등 130여 명으로 구성된 동남권 첨단전자부품소재 포럼을 설립, 기업지원 및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연구센터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근 벨기에의 소재기업인 솔베이의 연구센터와 협력, 내년 말께 소재분야 국제협력연구센터를 부산대에 개설할 예정이다.
◆인터뷰-진성호 부산대 ITRC 센터장
“연구센터에는 현재 세부과제별로 화학과 물리, 고분자, 전자공학 분야의 교수 및 학생 43명이 재료개발에서 특성평가 이르기까지 골고루 연구에 참여하고 있어 개발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또 열증착기를 비롯, 반도체 공정장비, 고분자 분석장비 등 약 15억 여원 상당의 첨단 연구기자재를 갖추고 지역은 물론 관련 국내 기업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용되고 있습니다.”
진성호 센터장(40)은 연구센터는 “앞으로 지역기업의 기술연구소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세계 소재분야 연구소들과의 협력연구를 꾸준히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초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광화학회가 주는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진 센터장은 “앞으로 연구센터의 연구성과를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에 적용하는 산·학연계를 강화하고 유기물질을 이용한 소재분야 원천기술을 다수 확보하는 세계 핵심연구소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