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통신 시대에 필수 부품 중 하나가 안테나다. 안테나는 전파를 잡는 역할을 한다. 특히 요즘처럼 주파수 별로 수많은 전파가 떠돌아다니는 상황에서 안테나의 성능은 무선통신의 품질을 좌우한다. 그래서 휴대폰 강국인 우리나라에는 안테나 관련 업체도 많다. 기술 및 가격 경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안테나 업계는 그동안 구심점이 없는 상태로 각개전투를 벌여왔다. 외국 대형 업체의 공세를 막아내고 안테나 산업을 활성화해야 할 과제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은 이를 해결할 돌파구로 안테나전문협의회를 만들었다.
국내 주요 안테나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준비 모임을 갖고 올해 1월에 감마누, 나유통신, 블루웨이브텔, 에이스테크놀로지, 이엠씨테크, 선우커뮤니케이션, 코마테크, 코산아이엔티, 텔트론, 하이게인안테나, MTG 등 11개 회원사로 안테나전문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업체 뿐 아니라 한국전파진흥원이 간사기관으로 함께 참여했다.
아직 출범한 지 채 1년이 안됐지만 협의회는 굵직한 성과를 냈다. 회원사를 비롯한 안테나 업계의 숙원인 안테나 측정시설을 만들었다. 협의회는 정부에 안테나 측정 시설 지원을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82억원의 예산을 들여 안테나 측정센터를 이달 8일 준공했다.
협의회는 또 지난 4월 안테나 성능측정방법 표준화를 건의, 내년부터 산학연관 공동으로 표준화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회원사에서 안테나관련 기술 및 교육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안테나 측정지원 센터 운영사업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회원사의 투자유치 IR행사 참여를 신청 받아 4개 업체의 IR행사도 지원했다.
협의회는 업계의 현안을 지속적으로 조사해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우선 안테나관련 산업체들이 제품 납품관련 공인된 시험결과, 또는 인증 등을 구매업체들이 요구하는 현실을 감안해 국내 시험측정방법 표준화 및 인증에 대한 제도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안테나 측정기술관련 안테나 측정지원센터에 전문가를 배치해 기술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회원사들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해 전망있고 시장의 수요가 충분한 신기술 발굴 등에 정보통신 진흥기금 등의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시장 동향
안테나 시장은 성장 일로를 걷고 있다. 안테나의 가장 큰 수요처는 단연 휴대폰이다. 휴대폰용 안테나는 선진국의 단말기 교체 수요와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신규 수요에 힘입어 작년에 21% 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작년보다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이지만 3세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다시 반전이 기대된다.
휴대폰용 안테나 중에서도 내장형 안테나인 인테나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미 안테나 수요가 2000만개에 이르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3억대를 넘어섰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정보량이 늘고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단말기에서 처리하기 위해 다중대역 및 광대역 안테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또 휴대폰의 슬림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보다 작은 제품 수요도 나오고 있으며 전자파를 최대한 줄인 안테나도 각광받고 있다.
휴대폰 이외에 위성방송 수신용 안테나나 신규 이동통신 서비스에 필요한 통신장비용 안테나도 내년에는 성장이 기대된다.
안테나 수출도 대폭 증가했다. 안테나 수출은 지난 96년 6340만 달러였는데 작년에는 3배 이상 증가한 2억154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2002년까지 대개 적자를 면치 못했는데 2003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작년에도 5000만 달러를 웃도는 흑자를 냈다.
◆업체 소개
◇에이스테크놀로지(대표 구관영, 최진배 http://www.acetech.co.kr)는 국내 이동통신 기지국 안테나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 이 분야에서 국내 1위 업체다.
이 회사는 92년 기지국용 안테나 개발을 시작으로 93년에는 무선호출, 95년 CDMA와 PCS, 2000년도에 들어서는 광대역 기지국용 안테나 안테나를 개발해 이동통신 3사에 공급했다.
이어 최근에는 WCDMA와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와이브로를 포함한 다중대역 안테나를 개발, 생산했다. 향후에는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WEEE, RoHS등)와 기지국 환경 개선 정책에 따라 주파수 대역을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밴드 통합형 안테나와 다중대역 기지국용 안테나가 일반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휴대폰 안테나 분야에서는 지난 해 연간 생산 6500만 개를 달성하며 세계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97년 국내 최초로 PCS 휴대폰용 안테나를 개발했으며, 98년에는 듀얼밴드 안테나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6개 대역을 커버하는 헥사 밴드 안테나를 개발했으며, 7개 대역을 커버하는 헥타 밴드 안테나를 개발 중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의 헥사밴드 안테나는 GSM 850, 900, 1800, 1900과 3세대 이동통신 방식인 WCDMA 2100(UMTS)의 다섯 가지 대역과 함께 GPS 주파수까지 지원할 수 있다. 휴대폰 업체들이 주파수 대역마다 안테나를 다르게 설계하지 않아도 되며, GPS 안테나도 별도로 넣을 필요가 없어졌다.
◇하이게인안테나(대표 이돈신 http://www.highgain.co.kr)는 기지국용 안테나, 위성안테나 등 대형 안테나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소형안테나(VSAT) 부분에서 국내 최초로 미국의 인텔샛 인증테스트에 합격, 이 안테나 수출을 시작했다. 위성용 소형안테나는(VSAT:Very small aperture terminal)는 통신·방송망을 자가 구성하려는 정부기관이나 학교, 단체 등에서 이용하는 안테나다.
소형안테나로 인텔샛 인증 시험에 통과한 것은 우리 기업으로서는 처음이며, 세계적으로 앤드류 코퍼레이션을 비롯해 20여개 업체가 있다. 인증받은 안테나 종류는 지름 2.4m이하의 소형안테나로, 1.8m 크기의 C밴드와 Ku 밴드용 안테나, 1.2m Ku 밴드 안테나 등이다. 하이게인안테나는 은 이번 시험 합격으로 VSAT의 수요가 많은 중남미와 동남아,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을 주로 공략할 예정이다.
하이게인안테나는 최근 신규사업으로 위성 DMB 기지국용 안테나와 천문안테나 등을 개발했다.
특히 천문안테나는 주파수 대역이 세계 최대인 100㎓에 이른다. 이 안테나는 지름 21m 크기의 대형 안테나로,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 천문 정보를 수집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안테나의 주파수 대역은 100㎓이어서 안테나를 통해서 태양이나 목성까지도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다. 표면 오차도 0.1㎜ 이하다.
◇이엠씨테크(대표 이기춘 http://www.emctech.net)는 무선랜 안테나가 주력 제품이다.
이 회사는 무선랜 안테나를 KT에 공급중이며, 2㎓와 5㎓ 대역의 무선랜 안테나를 미국 PW에 수출했다. PW는 모바일 안테나와 기지국 안테나인 베이스 안테나 전문업체다.
KT에 공급하는 안테나(모델명 빅도어안테나)는 기존 막대 형태인 옴니안테나와 달리, 패치형 안테나는 빔이 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평판형태여서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 벽이나 굴곡이 많은 지역에서도 신호간섭현상이 적어, 사무실 이외의 다양한 공간에서 적용하기 편리하다. 또한 새로 할당된 무선랜 대역인 5.8G㎐ 대역까지 기존 대역과 함께 커버할 수 있는 듀얼 안테나에도 패치 형태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엠씨테크는 이어 통화량이 많은 지역으로 빔을 자동 이동시키는 CDMA 기지국용 스마트 안테나를 개발하기도 했다. 고정 빔 안테나가 특정 방향에서만 전파를 송수신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 안테나는 통화량이 많은 곳으로 방향을 조절할 수 있어 기지국 용량과 통신품질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 안테나는 최근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신호 간섭 현상이나 성능 열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기지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없이도 용량을 늘일 수 있어 3세대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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