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IT산업 결산](4)인터넷·게임·콘텐츠

 지난 11월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공동 주관한 사상 첫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2005’가 일산 국제전시장(KINTEX)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스타2005’ 전시장에서 정동채 문화부 장관과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게임대결을 펼치고 있다.

 국내 ‘싸이 열풍’을 일으킨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올해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대만·미국 등 해외 8개국에서 싸이월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현오 사장이 싸이월드 일본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05년은 콘텐츠 업계에 유료화의 씨가 뿌려진 해다. 사용자가 이통사 음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제1회 교육·인적자원혁신박람회’에서 어린이들이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e러닝을 시연하고 있다.

 

 올해 인터넷업계는 한국형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의 글로벌화에 올인한 한 해였다. 특히 NHN·넥슨·한빛소프트·CJ인터넷·네오위즈 등 주요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한·중·일 3국에서 온라인 제국을 건설했다는 평을 얻을 정도로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인터넷포털업체들도 미니홈피 서비스로 국내 1인 커뮤니티 돌풍을 주도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 6월 중국 싸이월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대만·일본·미국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NHN도 한게임재팬을 기반으로 일본에서 커뮤니티 서비스 ‘쿠루루’를 선보였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미국 내 자회사 라이코스와 일본 현지법인 카페스타를 통해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이 밖에 e러닝·캐릭터·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업계도 세계 곳곳에서 디지털 한류 바람을 일으켰다.<디지털문화부>

 

◆게임

 한국 게임산업이 거둔 올해 최대의 성과는 글로벌화의 진전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가 성공리에 첫발을 뗐고, 개별업체들도 해외시장에서 국내보다 더 큰 결실을 거뒀다. 국산 게임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에 통하는 글로벌 콘텐츠로 커나가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국내 온라인시장에선 캐주얼게임이 초강세를 이뤘다.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비롯해 국민게임 ‘카트라이더’ 등이 큰 인기를 모으며 기존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주력업체들마저 너나 없이 캐주얼게임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충격적인 이슈도 끊이질 않았다. 나스닥에까지 상장한 토착기업 그라비티가 일본 소프트뱅크에 전격 매각되며 큰 충격을 불러왔고, PC방과 게임업체 간의 충돌이 유혈사태로까지 치닿기도 했다. 또 중국에 대규모 작업장을 만들어 놓고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해킹해온 국제 범죄조직이 적발되는가 하면, 사행성 게임이 범람하면서 여전히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모바일게임에선 3D게임의 급속적인 확산을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꼽을 수 있다. 3D대작 게임이 나오면서 개발비가 10억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들의 콘텐츠 확보 경쟁이 뜨겁게 불붙으면서 유력 개발사와 게임의 몸값도 덩달아 치솟았다.

 비디오게임 분야에도 한국 개발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360’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3’ 등 차세대 비디오게임플랫폼을 향한 국내 개발사들의 도전이 잇따르는 등 한국 개발사의 세계적 입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내년 시장경쟁을 본격화할 MS와 소니 진영도 서로 한국 개발사를 선점하기 위한 필사적인 경쟁을 벌였을 정도다.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월드e스포츠게임즈(WEG), 한중e스포츠페스티벌(CKCG) 등 한국이 창설한 국제 e스포츠가 글로벌 이벤트로 성큼 성장하면서 한국 e스포츠가 본격적인 글로벌화의 전기를 맞은 것도 올해 큰 성과로 꼽힌다.

 

◆인터넷포털

 올 한 해 인터넷 포털 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단연 해외 시장 진출이었다.

 지난해 1인 미디어 돌풍을 주도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 미니홈피 모델을 지난 6월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일본에 이어 최근에는 블로그의 본고장인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NHN도 한게임재팬 1500만명 회원을 토대로 커뮤니티 서비스 ‘쿠루루’를 일본에서 선보였으며 회원 수가 20만명을 넘어서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NHN은 미국 시장 재공략을 천명했으며 미국 법인을 올해 설립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지난해에 인수한 라이코스에 다음의 커뮤니티 서비스 플래닛을 접목해 3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했다.

 검색서비스 경쟁도 화두였다. 검색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NHN의 네이버(http://www.naver.com)를 따라잡기 위한 다음커뮤니케이션·엠파스·야후코리아 등의 검색 서비스 경쟁이 치열했다.

 엠파스는 지난 6월 모아서 검색한다는 개념의 ‘열린 검색’ 서비스를 선보여 검색 서비스 경쟁을 촉발시켰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신지식in’을 내세워 네이버의 지식검색을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엠파스를 필두로 야후코리아가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내놓고 인터넷 사용자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오위즈에서 분사한 첫눈이 검색 서비스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인터넷 업계의 인수합병(M&A)은 당초 예상과 달리 단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인수합병 대상으로 가장 주목을 받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은 KT로의 피인수설, CJ그룹의 피인수설, 일본 라이브도어의 피인수설이 강력하게 제기됐으나 모두 설로 끝났다.

 특히 올해는 인터넷 역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 실명제, 주민번호 대체수단 등 정부의 인터넷 관련 정책이 논란에 휩싸였으며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인터넷 업계의 반발이 주요 이슈였던 한 해였다.

 

◆콘텐츠

 올해 콘텐츠시장은 그동안 무료로 인식돼오던 콘텐츠에 대한 유료화가 본격화된 시기로 볼 수 있다.

 음악콘텐츠의 경우 이동통신사의 유료음악서비스 시장 진출에 따라 음반시장 붕괴로 울상을 짓던 음악계가 한숨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초기 음악 서비스가 PC를 기반으로 하는 ‘책상 앞 서비스’였다면 이통사 음악 서비스는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표방,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여기에 기존 전문 서비스 업체들의 재도약을 위한 노력이 가세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료 음악서비스 시장이 꽃피울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소리바다로 대표되는 무료 음악서비스 사이트에 대한 저작권자들의 공세는 더욱 심화됐으며 저작권법 개정을 둘러싸고 네티즌과 저작권자들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음악시장의 침체가 산업환경의 변화에 따른 일시적 불황이 아닌 음악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어 내년 음악시자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화시장의 경우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캐릭터·게임·영화 등 연관 콘텐츠 제작 활성화됐으며 ‘Manhwa’ 브랜드로 세계 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 샌디에이고 코믹콘,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등에 참가해 수출상담이 활발히 이뤄졌으며 웹카툰, 모바일툰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침체한 만화계의 활력 요소로 작용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최근 해외에서 개최된 국제 애니메이션 견본시에서 한국 창작애니메이션이 주목을 받으면서 수출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현상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출은 2005년 4월에 개최된 MIPTV에서 1300만달러를, 10월에 개최된 MIPCOM에서 5100만달러를 계약함으로써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또 ‘버스데이 보이’가 아카데미 영화제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는 등 국내 애니메이션의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해였다.

◆e러닝

 올 한 해 국내 e러닝 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및 대기업의 시장 진출 등에 힘입어 진정한 시장 확대 원년을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교육인적자원부를 필두로 산업자원부·노동부에 이어 최근 문화관광부에 이르기까지 유관 부처들은 e러닝을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각종 지원 정책을 쏟아냈다. 특히 교육부는 e러닝 세계화와 공교육 e러닝 확산 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올 초 대성그룹이 e러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콘텐츠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KT·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도 e러닝 전문기업 및 오프라인 학원과 연계해 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B2B e러닝 주요 기업들은 기업의 e러닝 도입 사례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작년 대비 40∼50% 이상 성장한 가운데 군대·해외시장 개척·업종별 특화 과정 개발 등 ‘블루오션’ 창출에도 적극 나선 한 해였다.

 온라인 수능 시장에서는 메가스터디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통신사업자와 협력을 맺은 이투스·비타에듀 등의 행보와 유웨이중앙교육 등 신생 강자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시장 구도를 또 한 차례 바꿔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