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인민방 사업자 선정]판세 어떻게 점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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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위원회는 지난달 서류 접수를 끝내고 1차에 걸친 서류 보정 작업 지시를 내린 상태로, 아직 본격적인 심사는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정상으론 다음달 초 심사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며, 최종 결정은 16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심사위원회 구성이 일주일 정도 늦어질 경우엔 23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류 접수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5개 컨소시엄들은 마지막 준비 사항인 청문회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실제로 사업권 선정이 미세한 차이로 이뤄질 경우 다음달 심사위원회가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청문회 점수 차이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TVK(1대 주주 휴맥스), NBC(한국단자공업), 경인열린방송(KTB·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KIBS(영안모자), 굿TV(태경산업·기전산업·황금에스티) 5개 컨소시엄 간 판세는 방송계 누구도 쉽게 점치지 못할 정도로 혼조 상태다.

 방송위 관계자는 “아직 서류만 받은 상태에서 누가 더 낫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컨소시엄별 참여 업체와 기본적인 방송 정책을 밝힌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3강 2중’을 점치고 있다. 3강에 꼽히는 컨소시엄은 NBC, TVK, KTB다. 우선 NBC는 준비된 사업자 이미지가 강하다. 콘텐츠 확보에서도 독립제작사협회를 껴안아 유리할 뿐 아니라, 옛 경인지역 지상파방송사인 경인방송(iTV)의 장비와 시설을 사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권 접수 전까지만 해도 NBC를 가장 유력 사업자로 꼽은 바 있다.

 그러나 서류를 접수하면서 설립 자본금이 575억원으로, 당초 내세웠던 1150억원보다 낮아 논란을 일으켰다. NBC 측은 자본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효율경영을 계산한 설립자본금이라며,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 초기엔 1150억원 모두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그러나 보정작업시 중대한 경영 수치 중 하나인 설립자본금 수정을 받아줄 수 없다는 방침이다.

 TVK는 휴맥스라는 1대 주주의 젊은 기업 이미지를 앞세워 주목받고 있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TVK가 좋으리란 전망이 나오면서 사업권 획득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1대 주주사인 휴맥스는 사업권 신청 전 논란이 일었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한빛아이앤비의 주요주주’라는 문제를 70만주 전량 매각으로 풀어냈다. 휴맥스가 그만큼 지상파방송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주식을 매입한 국내 최대 MSO인 태광산업계열MSO와의 유대관계를 들어 휴맥스가 MSO를 배경에 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휴맥스와 태광MSO는 모두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정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제일곡산이 하나로 합친 KTB도 사업권 획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초 중기협은 방송위가 특정단체를 지양하겠다고 밝히며 당선권에서 멀어진 바 있다. 중기협은 그러나 제일곡산컨소시엄 측과 통합을 이뤄내며, 방송위가 내심 바래온 ‘컨소시엄 간 통합을 통한 안정적 사업자 탄생’에 가깝게 다가갔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방송위가 내세운 ‘공익성’ 잣대에 중기협이 어떻게 평가될지 의문시하는 분위기도 여전히 팽배하다.

 혼조 속에 다소 힘에 부치는 컨소시엄은 CBS가 주도하는 굿TV와 영안모자의 KIBS컨소시엄이다.

 당초 CBS는 경인민방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착실하게 준비를 진행한 유력 사업자였다. 특히 옛 iTV직원 고용 승계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 시민단체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굿TV컨소시엄은 그러나 특정종교단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는 CBS가 주도한다는 점이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송위는 앞서 특정종교단체 지양 방침을 밝혔으나 CBS와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한 발 후퇴한 바 있다.

 굿TV컨소시엄은 그러나 경인지역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저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 CBS가 오랜 기간 방송계에서 쌓아온 지명도와 방송경험이 뒷받침될 경우 사업권을 획득할 능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KIBS도 사업권 획득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점쳐지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KIBS는 그러나 전체적인 사업 내용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있어 마지막까지 경쟁 대열에 껴 있을 전망이다. 일단 주요주주사의 지역성도 우수하다. 1대 주주인 영안모자가 부천에서 46년간 사업해온 토박이 기업인 것을 비롯해 주요 주주인 경기고속은 광주에서 75년간, 미디어윌은 부천에서 15년간, 대우자동차판매는 인천 부평에서 12년간 사업을 해왔다. 사회환원 부문이나 공익성 부문 등에서도 준비를 착실히 해 왔다.

 5개 컨소시엄은 따라서 어느 한 곳 마음을 놓지 못하고 마지막 발표일을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의외의 실수가 당선권에서 멀어지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