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DDR 성능, 한국업체가 책임진다

삼성전자 GDDR4(왼쪽)와 하이닉스의 GDDR4.
삼성전자 GDDR4(왼쪽)와 하이닉스의 GDDR4.

 “그래픽DDR D램(GDDR D램), 한국이 책임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초고속 그래픽D램 시장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 가장 빠른 GDDR D램을 출시한 업체는 삼성전자로, 지난주 핀당 처리 속도가 1.8Gbps인 512Mb DDR3 D램의 양산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32개의 입출력 핀이 있는 x32 구조여서 1초에 7.2GB의 데이터를 처리(DVD급 영화 한 편을 0.3초에 처리)할 수 있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것 중 최고속 D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에는 1.6Gbps 512Mb 그래픽 DDR3 D램을 시장에 내놓으며 리드해 왔으며, 하이닉스도 현재 이 속도의 제품을 양산하며 삼성을 추격하고 있다.

 반면 시제품 수준에서 가장 빠른 GDDR D램을 개발한 업체는 하이닉스로, 이달 초 핀당 처리 속도가 2.9Gbps인 512Mb DDR4 D램 시제품을 공식 발표했다. 이 시제품도 x32 구조여서 32개의 입출력 핀이 각각 2.9Gbps의 속도로 작동해 1초에 11.6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DVD급 영화 한 편을 0.2초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해 놓은 시제품은 지난 10월 발표한 32개의 핀이 각각 2.5Gbps의 속도로 작동해 1초에 10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은 또 1초에 11.2GB까지 높인 512Mb GDDR4 D램도 개발해 내년 4월 함께 생산할 계획이어서 양산은 하이닉스보다 한 발 빠를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DDR D램은 공정 및 설계는 범용 D램과 비슷하면서도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게임 산업 급성장과 더불어 고성능 PC와 게임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하면서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머큐리리서치는 그래픽 D램 시장의 규모가 올해 15억달러에서 내년에는 19억달러로 약 2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그래픽 D램 시장에는 90년대 후반 한국·미국·일본·대만 등의 10여개 업체가 난립했으나 GDDR2, GDDR3 등으로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현재는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약 50%, 하이닉스반도체가 약 30%, 인피니언은 약 15% 를 각각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래픽 D램은 GDDR3, GDDR4로 성능이 향상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도권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치열한 ‘세계 최초’ 경쟁은 64비트 PC 운용체계 도입 등을 계기로 내년에 본격 개막될 GDDR4 시장에서 한국의 독점적 입지를 굳히는 상승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