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검침이나 홈네트워크 등에 적용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지그비(Zigbee)’가 주파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사업화를 앞두고 관련업계가 해법 마련에 나섰다.
지그비는 국제 표준인 ‘IEEE 802.15.4’를 기준으로 △868㎒(유럽) △915㎒(북미) △2.4㎓ 등 3가지 주파수 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관련 주파수를 통신 사업자가 선점하고 있거나 다른 서비스에 할당되는 등 이미 지그비 국제 표준에 적합한 주파수 자원이 부족한 상태다. 표 참조
이에 따라 내년 시장 확대를 앞두고 지그비를 포함한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 관련 업계가 공동으로 정부에 별도 전용 주파수 할당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방식인 868㎒대 주파수는 이동통신사가 확보해 사용하고 있어 지그비용으로 무상 할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씨티폰 서비스용으로 할당됐던 900㎒대는 서비스 종료 이후 전자태그(RFID) 용도로 이미 전환돼 기기간 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돼왔다. 실제, 지난 13일 지그비와 RFID 업계는 공동으로 900㎒ 주파수 대역에서 양 기기 간 간섭 영향에 대한 사전 테스트를 해본 결과, 일부 간섭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전 테스트에 참여했던 RFID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검증은 지그비와 RFID간 간섭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실증실험에 앞선 모의 테스트”라며 “대규모 시험 환경에서 본 실험을 진행해봐야 뚜렷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현재로는 양쪽 서비스 모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지그비 업체들이 수출용으로 많이 개발한 2.4㎓대 주파수는 급속히 시장이 확대된 무선랜과 동일한 주파수대로 일본 등에서 기기 간 간섭 실험을 한 결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지그비 업계 내에서도 이미 무선랜과의 충돌 문제가 제기됐다.
누리텔레콤 조진행 차장은 “전용 주파수를 쓰지 않는 한 기기 간 물리적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간섭 비중에 따라 사용 주파수를 선정해야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업계는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간섭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그비의 주파수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RFID와 지그비 등을 포괄하는 USN 업계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에 전용 주파수 할당 등 건의키로 하고 이를 추진할 ‘USN 협의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USN협의회는 한국RFID/USN협회 산하에 구성되며 내년 1월초께 정식 발족할 계획이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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