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새해는 사람과 로봇이 한 집안에서 동거를 시작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청소로봇, 네트워크형 홈로봇이 내년에는 ‘신기한 로봇’에서 ‘돈을 주고 사는 로봇’으로 인식전환기를 맞으면서 상품화가 급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올해 들어 시장에 소개된 청소로봇은 소비자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장 정착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은 “초기 20∼30%에 달했던 청소로봇의 반품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이클레보·룸바·트릴로바이트 등 주요제품은 올해 들어 수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해 청소로봇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말 들어선 업체별로 월 2000여대를 판매하면서 내년에는 연간 수십만 가정에 청소로봇이 입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로봇·마이크로로봇 등은 이 여세를 몰아 내년 새 상품을 내놓고 제조라인과 유통망을 정비, 청소로봇 확산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유진로봇은 특히 청소로봇 외에도 트랜스봇·완구로봇 등의 제품군을 다양화해 유통망의 시너지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준비하고 있다. 때맞춰 지상파TV에 청소로봇 광고도 처음으로 등장한다. 산업자원부는 이에 맞춰 청소로봇품질 KS를 내년 1월경 최종 선정하고 로봇의 전자파 관련 표준제정에도 나서는 등 주변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경근 마이크로로봇 사장은 “청소로봇의 기능과 역할을 소비자가 정확히 인식하면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고 있다”며 “4∼5개 주요 상품과 저가형 상품군을 놓고 가격은 물론이고 배터리성능, 모터출력, 흡입·걸레질 기능 등을 비교하는 소비행태가 정착되면 내년 무리없이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정열 산자부 로봇산업팀장은 “로봇 상품화의 걸림돌이 되는 소방법·건축법 등 제반 법제도 개선과 중소기업의 제품이 판매까지 이어지는 진로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지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정에 입주해 정보콘텐츠 서비스를 하거나 청소·경비 등의 역할을 하는 홈로봇도 내년 상품화 원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삼성전자·다사테크·LG이노텍 등 10개 업체를 국민로봇사업단에 추가 선정하면서 총 15개로 참여 회사를 늘렸다.
이 중 100만원대 홈로봇(플랫폼) 상품화에 도전하는 회사는 유진로보틱스·한울로보틱스·삼성전자 등 7개 업체. 금성출판사가 콘텐츠에서, KT가 유통·서비스에서 주요 역할을 하며 상반기 1차 모델 출시에 이어 하반기 상품화를 시도하게 된다. 정부지원으로 입주할 로봇만도 최대 1000여대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마이크로로봇과 함께 청소기능을 갖춘 홈로봇을 개발, 상품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시장상황에 따라 내년 가전 로봇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로봇사업단은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표준화를 통해 KT 외에 다른 사업자도 유통·서비스 분야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금성출판사 외에 다른 콘텐츠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서비스 모델 정착에 성과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오상록 정통부 PM은 “시범사업 가구를 올해 60곳에서 내년 1000곳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상품화를 위한 제품개발은 물론이고 서비스모델·유통체제·수익모델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국민로봇사업이 내년 네트워크형 홈로봇을 상품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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