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상에서 지능과 유전자를 가진 캐릭터 로봇과 친구처럼 대화하며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날도 머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은 ‘꿈’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ITRC ‘지능로봇연구센터’(소장 김종환 전자전산학과 교수)의 연구 진척도를 보면 코앞에 다가온 현실처럼 보인다.
지난 2003년 ITRC로 지정된 지능로봇연구센터는 전기, 전자, 전산, 기계, 산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통합 시스템인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기술연구 및 학제간 연구체제를 구축하고 산·학·연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IT기반 지능형 로봇인 ‘유비쿼터스 로봇(유비봇)’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이 센터는 14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리티’라는 사이버 상의 인공생명체 ‘소봇’을 구현했다. 이 생명체는 주인의 얼굴, 빛과 소리, 온도·접촉·시각 센서 등의 가상 환경을 설정하고 47가지의 자극정보를 인식해 최대 77가지 행동을 나타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센터는 유비봇을 크게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며, 언제 어디서든 접속가능한 소프트웨어 로봇인 ‘소봇’ △로봇 및 사용자의 위치 인식, 인증, 여러 센서정보 합성 등을 담당하는 임베디드 로봇인 ‘엠봇’ △‘소봇’과 ‘엠봇’이 통합된 휴머노이드 로봇인 ‘모봇’ 등 3개 분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봇’인 ‘리티’외에도 하드웨어적인 구현을 위해 140㎝의 키에 주위 환경과 교감이 가능한 지능을 가진 모바일 로봇 ‘모봇’(모델명;큰사람)의 설계를 완성하고 이 센터에 참여하고 있는 KAIST 김명석 산업디자인과 교수의 디자인 지원을 받아 현재 제작 중이다.
이와 함께 30㎝ 크기의 소형 휴머노이드인 ‘한사람’을 버전 7.0까지 제작 완료했다. ‘한사람’은 기존 버전에 비해 디자인이 세련됐고, 허리와 발목의 움직임이 훨씬 유연해진 것이 특징이다.
이 센터는 오는 2011년께면 인공지능과 IT기술을 바탕으로 인간과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정보지원 및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 ‘유비봇’의 기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 센터는 KAIST 교수진을 비롯한 부산대 이장명 전자공학과 교수 등 총 12명의 대학 교수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인터뷰-김종환 소장
KAIST 지능로봇연구센터 김종환 소장은 “캐릭터 로봇이 네트워크를 옮겨다니며 친구나 비서처럼 대화상대가 되어주고, 개인의 일정을 챙겨주는 사이버 로봇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것”이라며 “사이버상의 로봇이 휴머노이드 시대로 넘어가기 전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소장은 현행 ITRC의 운영형태 등에 대해 “규정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보니 엄정한 예산집행과 사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운영 효율 측면에서는 관리 책임자의 ‘스트레스’와 ‘시간 소모’가 만만치 않다”며 “대학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연구비 집행의 자율성이 좀 더 보장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