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얼코리아가 옥션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실시한 LCD TV 1000대 예약 판매 행사가 LCD 패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하이얼은 판촉전 성패 여부를 떠나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 시장에서 하이얼 제품의 평가 절하는 물론이고 온라인 유통 등에서 그간 쌓아온 ‘신뢰성’마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이얼 측은 당초 이 제품 패널로 LG필립스LCD(이하 LPL) 제품을 쓸 것이며, 한국에서 만든 OEM 제품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저가’라는 인식을 깨고, LCD TV 저가 돌풍을 주도해 한국 내에서 하이얼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야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계획은 처음부터 제동이 걸렸다. LPL 측이 본사 차원에서 하이얼에 패널을 정식 공급하기로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나온 데다, 현재 확보한 패널 물량도 32인치 50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32인치뿐 아니라 37·42인치 LPL 패널을 국내에서 공급받아 생산하는 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번 LCD TV 예약 판매는 하이얼이 지난달 대규모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공략을 선언한 뒤 처음 시작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하이얼의 한국 시장 공략 밑그림 자체를 다시 그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LPL, 패널 정식 계약 안 했다=LPL 측은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하이얼코리아나 OEM 개발 업체인 트라이뷰에 패널을 공급하기로 정식 계약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 조사를 통해 대리점 M사가 트라이뷰와 32인치 LCD 패널 200장을 공급하기로 한 거래명세서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200장 전량이 아닌 50장만 공급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LPL 측은 이에 따라 나머지 32인치 패널 150장을 공급할 것인지에 대해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또 하이얼코리아가 홍보한 37인치와 42인치 패널은 전혀 공급하지 않았으며, 향후 공급할 계획도 없다고 못박았다.
◇하이얼 국내 마케팅 표류하나=하이얼은 LPL 패널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대적인 판촉전을 시작하다 제동이 걸렸다. 32·37·42인치 LCD TV 가격을 내려 하이얼 브랜드를 확산시키겠다는 무리한 판촉전이 이 같은 화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판촉전은 하이얼의 한국 시장 공략 첫 출발점이라는 데서 향후 하이얼의 마케팅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하이얼코리아 측은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소비자에게 한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확보하지 못한 패널은 중국 본사에서 공수하든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재 확보한 패널이 32인치 200장(하이얼측 주장)에 불과한 데다 37인치나 42인치 물량은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이미 제품 구입을 신청하거나 신청할 소비자의 납기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중국 본사에서 LPL 패널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물류비와 관세 부담이 추가로 늘어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얼이 중국 내 혹은 LPL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LCD TV를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패널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일회성 판촉 활동을 실시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행사 자체가 취소되거나 주문한 TV 배송이 늦어질 경우 한국 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을 노리는 하이얼의 2006년 영업 전략 역시 대대적으로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