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를 넘어 시스템 강국으로](5부.끝)해외 선진기업에서 배운다⑧美 커넥선트

커넥선트의 솔루션 및 용도에 대한 개념 이미지
커넥선트의 솔루션 및 용도에 대한 개념 이미지

‘세계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을 바꾼다(Changing the way the world communicates)’

컴퓨터네트워크는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다. 그러나 돌아보면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우리는 네트워크의 개념에 생소했다. 커넥선트시스템즈는 50년 전인 1955년 모뎀을 최초로 개발, 컴퓨터 네트워크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통신용 반도체업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관계사의 통합 및 분사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해 온 커넥선트시스템즈에서 한국 팹리스 반도체업계를 위한 ‘타산지석’을 찾아본다.

◇기술을 선도하라=커넥선트는 모뎀을 최초로 개발한 업체답게 브로드밴드·유니버설 액세스 마켓에서 명실공히 제1인자로, 현재까지 모든 경쟁업체를 합한 것보다도 더 많은 수의 사용자에게 인터넷 액세스를 제공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전화모뎀 시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모뎀 칩의 누적 선적량은 7억5000만개를 넘어섰다. 또 IEEE802.11 무선네트워킹 솔루션의 마켓 리더로 2.4GHz 및 5GHz 대역의 802.11 a/b/g 듀얼 밴드, 듀얼 모드 베이스밴드 칩세트를 포함해 펌웨어, 소프트웨어, 드라이버 및 레퍼런스 디자인 등 업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무선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커넥선트는 전 세계의 위성, 지상파 및 케이블 엔터테인먼트 방송 네트워크를 위한 포괄적인 디지털 셋톱박스 솔루션 일체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현재까지 5000만개 이상의 MPEG 비디오 인코더/디코더 칩세트를 출하한 이 분야의 세계적 리더다.

◇전략적 집중화=커넥선트측은 자사 성공의 가장 큰 배경으로 전략적인 집중화를 꼽고 있다. 드와이트 데커 커넥선트시스템즈 회장 겸 CEO는 “역사적으로 볼 때 집중화된 회사(focused company)는 능력과 의욕을 겸비한 최고의 직원들을 모을 수 있으며, 비즈니스의 중요 과제를 신속히 결정, 수행할 수 있어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 왔다”며 “과거 커넥선트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 걸쳐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였지만 현재의 커넥선트는 디지털 신호 및 디지털, 아날로그 혼성신호 (Mixed Signal) 처리의 전문성에 기반해 브로드밴드 액세스, 브로드밴드 미디어 프로세싱, 무선 및 홈 네트워크 등의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과거에 보유하고 있던 다양한 사업부서를 커넥선트 자신과 마찬가지로 특정 전문분야에만 집중하는 몇개의 자회사로 분사했다. 분사의 결과로 지난 몇년간 커넥선트 자체의 매출수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커넥선트와 그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됐다. 지난 2003 회계연도 및 2004 회계연도 기준으로 커넥선트의 매출 대비 수익률은 40%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R&D에는 아낌없는 투자를=커넥선트는 매년 연간 총 매출의 약 30%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커넥선트의 연구개발은 단순한 기술이나 제품의 개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커넥선트는 현재의 기술이나 제품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미래의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표준의 개발을 위해 업계, 학계, 정부기관, 비영리단체 등을 총망라하는 많은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한편, 다양한 표준제정기관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커넥선트가 지난 몇년간 논란의 대상이었던 IEEE802.11n 기술표준의 제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 10월 인텔, 시스코, 애플, 소니, 도시바 등 업계의 선두기업들과 함께 EWC (Enhanced Wireless Consortium)을 결성한 것이 그 한 예이다. 커넥선트는 업계를 선도하는 이런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R&D 투자를 통해 최신기술과 그 기술들을 시장에 구현하는 선도적인 제품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복수의 기능을 단일 솔루션에서 통합, 구현하는 SoC 솔루션을 끊임없이 개발, 공급함으로써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장의 창출을 지향하고 있다.

◇고객과의 윈윈=커넥선트는 완전한 시스템 솔루션을 비롯해 레퍼런스 디자인, 펌웨어, 어플리케이션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의 제품 개발작업에 공동으로 참여해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점들을 직접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들이 더 좋은 제품을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위해 단순한 세일즈 팀이 아닌 세일즈와 서포트를 동시에 제공하는 엔지니어링팀이 각 고객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좋은 제품의 개발능력은 있지만 마케팅 역량의 결핍으로 인해 고전하는 고객들을 위해, 세계시장에서의 판로 개척을 도와줌으로써 고객과의 윈-윈 관계를 강화하고 이런 관계가 커넥선트의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중소 위성 및 케이블 셋톱박스 제조업체들의 제품을 유럽, 미주 및 중동지역의 위성 또는 케이블 방송사업체들에게 소개해 채택되도록 하는 것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인터뷰-커넥선트 시스템즈 회장 겸 CEO 드와이트 데커 박사(Dr. Dwight Decker)

“커넥선트의 성공은 집중화에 그 근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수년 간 과감한 분사와 인수합병을 통해, 네트워킹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포괄적인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던 업체에서 탈피해 가정과 기업을 위한 디지털 멀티미디어 네트워킹이라는 핵심 분야에만 전념하는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로 거듭났습니다.”

드와이트 데커 커넥선트시스템즈회장 겸 CEO(50)는 분사 및 인수합병을 통해 커넥선트와 그 자회사들은 각각 자기의 전문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작지만 강한 회사’로 탈바꿈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지속적이고 공격적으로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연구개발 투자는 규모가 큰 회사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핵심 사업분야에만 투자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총 매출 대비 27%의 연구개발비는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광대역 액세스, 무선 네트워킹, 디지털 미디어 프로세싱, 홈 네트워크 등의 핵심분야에서 세계 어느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 고도의 기술을 축적했습니다.”

데커 회장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심혈을 쏱아야 하는 것이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성공이 있어야 커넥선트의 성공이 있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솔루션들을 갖고 고객이 어떤 제품을 얼마나 빨리 개발해 최종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커넥선트는 항상 고객과의 윈-윈 관계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제품의 판매보다는 고객의 어려움을 같이 해결하며, 고객이 세계시장에서의 마케팅이나 세일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윈-윈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데커 회장은 강조했다.

“한국은 우리 커넥선트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IT 신기술의 경연장과도 같은 곳입니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전세계 시장에서의 성공을 의미하는 잣대와 같을 뿐 아니라 한국에는 삼성전자, LG 전자, 휴맥스 등을 비롯해 우리의 주요 고객들이 몰려 있습니다.”

데커회장은 한국과의 협력은 세계를 뚫는 힘이 된다며 윈원을 강조했다.

“커넥선트 무선통신기기용 솔루션사업부(현재 스카이웍스로 분사)는 한국 CDMA 단말기 강국으로 부상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우리의 전화모뎀, DSL 및 무선랜 솔루션, 셋톱박스 용 솔루션 등이 IT 강국, 한국을 이끌어 가는 한 축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커넥선트는 앞으로도 한국 내의 고객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도록 뛰어난 솔루션의 공급과 고객에 대한 근접지원을 통한 ‘윈-윈’ 전략을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커넥선트는 어떤 회사

지난 1999년 1월 락웰(Rockwell International Corporation)사의 반도체 사업부가 분사해 탄생한 커넥선트 시스템즈(나스닥: CNXT)는 브로드밴드 통신,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및 디지털 홈 전문 반도체 솔루션업체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뉴포트 비치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세계에 약 24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총 매출액은 2004 회계연도 기준으로 약 9억 달러를 약간 상회한다. 지난 2003 회계연도에 비해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2003 회계연도의 15% 이상 성장에 이은 고도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커넥선트는 브로드밴드 및 유니버설 액세스, 무선 네트워킹, 브로드밴드 미디어 프로세싱, 그리고 VoIP 및 홈 네트워킹 등의 4가지 사업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한 반도체 부품 공급업체가 아닌 SoC 솔루션 제공업체를 지향한다.

단순한 반도체 칩 솔루션 만이 아니라 관련 레퍼런스 디자인, 펌웨어, 미들웨어, 어플리케이션 등도 함께 제공하는 한편 고객의 제품개발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는 강력한 고객지원 정책을 통해 고객들과의 윈-윈 관계를 유지, 발전시켜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