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한류]글로벌 코드

◆온라인게임

 엔씨소프트·넥슨·웹젠·그라비티 등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선두 기업들은 이미 해외에서도 그 이름이 높다. 이들이 만든 게임이 세계 전역을 파고들며 한류를 퍼뜨리는 ‘민들레 홀씨’가 되고 있다.

 지난 2003년 ‘미르의 전설2’와 ‘비엔비’가 잇따라 중국에서 동시접속자수 70만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는가 하면 ‘리니지1·2’ 시리즈, ‘뮤’ 등 한국 온라인게임 대표작이 모두 중국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중국시장 수익성이 크게 위협받으면서 주요 기업의 눈길은 일본과 북미, 유럽 등 게임산업 본토로 옮겨지고 있다.

 이미 엔씨소프트·NHN·넥슨 등 메이저업체들이 중국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일본·북미·유럽지역에서의 성공에 더 큰 힘을 쏟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 상용화 성공의 최대 적이 해킹에 있는만큼 중국시장은 한국업체들에 더없이 많은 시련을 안겨 줬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업체는 해외에 나가기 앞서 완벽한 서버 안정성과 프로그램 방어기술을 확보하려 한다.

 그만큼 세계 어떤 시장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가진 산업 형태로 자리를 잡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온라인게임업체의 해외 개발 스튜디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플랫폼 다각화 측면에서도 한국 게임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미 온라인게임 ‘헉슬리’ ‘APB’ 등이 차세대 비디오게임 플랫폼용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차세대 비디오게임 플랫폼 홀더도 한국 온라인게임업체의 기술과 개발력에 매료돼 자기 진영으로 서로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작업을 숨가쁘게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포털

 ‘글로벌 시장 공략은 병술년 새해에도 계속된다.’

 지난해 인터넷 업계의 최대 화두였던 해외시장 진출이 2006년에도 계속된다. 올해에는 글로벌 시장 공략의 토대를 마련한 한국의 대표 인터넷 업체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HN·SK커뮤니케이션즈·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은 국내에서 구축한 경쟁력을 토대로 중국·일본 시장을 비롯해 미국·유럽 등지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의 독특한 인터넷 서비스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NHN은 중국·일본·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NHN재팬은 지난해 커뮤니티서비스 ‘쿠루루( http://www.cururu.jp)’를 선보였다. NHN은 이미 일본에서 1500만명의 회원수와 13만명의 동시접속자수를 확보한 한게임재팬 이용자를 쿠루루로 끌어들여 한국형 커뮤니티를 일본 최고의 인터넷 서비스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NHN은 게임포털 아워게임을 운영하는 중국 롄종을 통해 한·중·일 3국의 한게임 동시접속자수 합계가 1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게임포털로서의 기틀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NHN은 지난해 7월 미국 시장 재공략을 선언했다. NHN 측은 지난해까지 미국법인 설립과 조직 구성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는 게임포털을 전면에 내걸고 미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미 중국과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말 이미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에는 미국 법인 설립과 유럽 법인 설립을 토대로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를 미니홈피 열풍으로 휩싸이게 하는 게 목표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일본·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플래닛을 접목한 미국 라이코스 서비스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타온을 통해 커뮤니티 시장 공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캐릭터·애니메이션

 ‘해외로 가는 뿌까, 지구촌을 사로잡은 뽀롱뽀롱뽀로로.’

 한국의 캐릭터와 창작 애니메이션이 거침 없이 해외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캐릭터 수출은 지난 99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증가해 2004년 1억달러를 돌파한 뒤 2억달러 고지를 단숨에 치고 넘을 태세다.

 몇 년 전부터 해외 캐릭터쇼에 꾸준히 참가한 결과과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766만달러의 계약과 3000만달러의 상담 실적을 올린 ‘라이선싱 2004’에서는 실적이 한 업체에 몰렸던 과거와 달리 참가업체 17곳 모두 적게는 8만달러에서 많게는 200만달러까지 계약 실적을 올려 국내 캐릭터업체의 비즈니스 역량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씨엘코엔터테인먼트의 ‘마시마로’는 마침내 중국 지재권소송을 승소로 이끌어내면서 본격적인 산업적 성장기틀을 마련하는 쾌거를 올렸다. 또 부즈의 ‘뿌까’는 국산 캐릭터 불모지인 유럽에서 폭스 키즈와 상품화 에이전시 계약을 하고 영국·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15개 국가에 관련 상품이 수출되고 있다. 캐릭터존도 지난해 5월 자사 캐릭터 ‘라스카별에서 온 뮤’를 대만에 선보인 바 있다.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도 세계속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디자인스톰의 ‘아이언키드’가 스페인의 BRB 인터내셔널로부터 130만달러를, 미국의 망가엔터테인먼트로부터 150만달러를 투자받았고 아이코닉스의 ‘뽀롱뽀롱뽀로로’는 프랑스 최대 국영방송사인 TF1을 통해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BRB 인터내셔널은 ‘아이언키드’ 외에도 알지스튜디오의 ‘빼꼼’에 투자하는 등 국내 애니메이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부즈의 ‘뿌까’가 영국의 제틱스로부터 480만달러를 투자받아 78부작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삼지애니메이션의 ‘오드패밀리’는 프랑스 티문애니메이션과 함께 8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가동된 상태다.

 이 밖에 이미지플러스의 ‘내친구 드래곤’과 지앤지엔터테인먼트의 ‘라그나로크’, 동우애니메이션의 ‘접지전사’, 선우엔터테인먼트의 ‘스페이스힙합덕’ 등 수많은 합작작품이 등장했다.

◆e러닝

 한국 e러닝 콘텐츠가 세계 교육시장을 잡기 위해 포효하고 나섰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년을 ‘e러닝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한 것을 당당히 실천해 보이며, 아시아 일부 국가에 머물렀던 한국산 e러닝 진출지를 중동 및 중남미 국가로 확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국내 e러닝 콘텐츠는 세계적인 정보통신 인프라 초강대국에 걸맞게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형식 및 내용에 있어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일부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가깝게는 중동부터 멀리는 중남미·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우수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요구하는 국가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저개발국 교육 정보화 지원사업 추진시 국내 IT 기업들의 해외 수출을 연계하는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고 PC 2000대를 몽골에 공급하면서 몽골 교육방송국 설립 프로젝트에 EBS·KT 등을 참여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태지역을 겨냥한 e러닝 기업 모임인 한국알콥기업인연합회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예멘의 직업능력개발훈련기관 설립 프로젝트를 따냄으로써 중동 지역 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e러닝을 매개로 한 디지털 한류 열풍 만들기에 발벗고 나섰다. 이미 APEC 역내 회원국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APEC e러닝연수센터’를 유치한 바 있다.

 e러닝 서비스 기업들의 개별 진출도 활발하다. 기업 B2B e러닝 서비스 기업인 크레듀는 지난 2003년부터 중국 현지에 e러닝 센터를 설립, 삼성전자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중이다. 메가스터디 등 온라인 수능 기업들도 해외 온라인 교육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조사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콘텐츠 기업들이 선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e러닝 교수 설계의 본 고장인 미국에까지 진출,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