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밖으로 밖으로…, 조선은 안으로 안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새해를 기점으로 생산설비의 해외 집중도를 크게 높이는 반면, 조선 업계의 국내 생산은 매년 크게 증가하면서, 공장자동화(FA) 업계의 지각변동이 뒤따르고 있다.
내년 자동차 국내생산 라인 투자는 급속히 냉각된다. 현대차·기아차·GM이 내년 내놓을 신차모델이 올해 12개에서 6개로 크게 줄어들면서 국내 신규라인 투자 역시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해외생산은 내년을 기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해외생산능력을 2003년 359만대에서 2007년 514만대로 늘릴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 자동화 설비 업체들의 눈도 일제히 해외로 쏠렸다. 최대한 해외 신규설비 투자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대표 민계식)은 내년 국내 투자가 대폭 감소하는 반면 기아차의 중국공장 증설, 현대차의 베이징 제2공장 신설, 체코공장 신설 등에 힘입어 올해의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이를 통한 활로 찾기에 주력한다. 최영대 부장은 “올해 산업용 로봇의 라인업을 완성했다면 내년은 고기능 제품군 출시와 함께 해외시장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아(대표 김평기)도 해외시장 중심으로 70%의 매출증가를 기대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이다. 한국화낙(대표 김동기)은 국내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자동차 엔진생산 로봇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지능화로봇 분야로 제품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반면 조선의 국내 생산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영국 조선·해운 전문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세계 조선업체 수주잔량 ‘톱5’를 국내업체가 독식했으며 10위 업체중 7곳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세계 수주잔량의 30%를 국내 7개사가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선박내 자동화 사업자들의 한국시장 진입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선박들이 가스, 디젤 연료로 전력을 만든 뒤 모터를 가동시켜 운항하는 ‘전기추진(electric propulsion)’을 적극 채택, 과거에 비해 선박의 제어시스템이 복잡해지는 추세다. 또 선주들이 표준화된 제어시스템을 요구해 자동화 업체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시장 강자인 하니웰 외에 지멘스와 로크웰 등도 국내시장 영업을 위한 조직강화와 파트너십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지멘스(대표 홀스트카이서) 관계자는 “LNG선 등 선박 제어 시스템의 진화로 지금까지 선박회사들이 인 하우스(in house) 방식으로 해결하던 부분에 외부 자동화 업체의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이 추세는 최소 4∼5년간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기술지원 강화를 위해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호 한국하니웰 사장은 “미국 한 에너지 회사가 향후 3∼4년까지 국내서만 매년 10척의 LNG선을 발주하는 등 자동제어 매출이 탄탄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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