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P3플레이어 산업계의 올 지형도가 크게 흔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레인콤과 삼성전자는 연간 300만대를 돌파하며 1위 다툼을 하고 있으며 코원시스템과 엠피오는 3, 4위 자리를 서로 맞바꿨다. 또 중상위권 업체들이 판매 호조를 보인 반면, 후발 업체들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거나 감소를 겪어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1위 ‘혼전’=국내 부동의 1위 업체인 레인콤은 올 3분기까지 272만9100대의 MP3플레이어를 판매해 올해 예상 실적은 지난해보다 약 26% 증가한 370만대로 추산된다. 작년 3분기와 4분기 판매량이 유사했던 레인콤은 올 3분기 월 평균 32만2370대를 팔아 4분기 실적이 96만∼97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레인콤이 올해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70만대를 판매했던 삼성전자가 저가 공세로 대약진하며 2배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분기별 판매 실적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총 판매량은 레인콤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사장은 지난 10월 수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분기 추정치를 포함, “삼성의 MP3P 판매량은 올해 370만대”라고 밝혔으며 회사 측도 현재 이 같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회사 정헌화 상무는 “4분기 실적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겠지만 올해 약 370만대로, 세계 시장점유율은 7%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중위권 순위 ‘역전’=지난해 83만대로 업계 3위를 차지한 엠피오는 올해 코원시스템에 역전당할 것으로 보인다. 코원시스템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0만대에서 올 11월까지 70만대를 기록, 2005년 총 판매 실적은 80만대 미만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엠피오는 올해 북미 최대 유통망인 ‘베스트바이’에서 철수하고 생산 기지를 두 번이나 옮긴 영향을 받아 판매 수량이 작년보다 28% 감소한 60만대로 하락했다. 엠피오는 3분기까지 MP3P 매출도 312억원으로 602억원을 기록한 코원시스템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엠피오 측은 “생산 시설 이전 문제 등이 겹치면서 올해 실적은 60만대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5위권 밖이던 에스캠은 자체 브랜드 MP3P 사업 매출을 지난해 120억원에서 올해 2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두각을 보였고 현원도 신장세를 이어갔다.
◇‘양극화’ 심화=애플의 저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은 선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양극화가 새로운 문제로 부각됐다.
레인콤과 삼성전자는 올해 300만대를 나란히 돌파했지만 코원시스템·엠피오 등 3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는 지난해 200만∼240만대에서 올해 300만대 수준으로 더욱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후발 업체들의 부진은 악화돼 정소프트는 3분기 현재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에 불과했고 이라테크를 인수한 벨코정보통신은 3분기 매출이 1억원이 채 안 되는 등 선발 업체와 후발 업체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주요 MP3P업체 2005년 실적예상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