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2007년까지 추진하는 국가 전자무역 인프라(e트레이드 플랫폼) 사업이 해당 기관별 독자 시스템 구축으로 반쪽짜리 플랫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전자무역추진위는 지난해 9월 이후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아 조율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2007년까지 386억원 예산을 투입, 외환·상역-통관-물류 등 무역관련 원스톱 서비스 구현을 위해 e트레이드 플랫폼 구축(현재 2차 사업)에 나서고 있으나 관세청·식약청 등 일부 수출입 관련 기관이 이와는 별도로 자체 통관·승인 시스템 구축 및 개통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인터넷 수출입 통관 시스템을 개통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인터넷 화물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식약청도 지난 7월 식품 수입 신고에 대한 승인 업무를 구현하는 별도의 인터넷 시스템을 개통, 현재 서비스중이다. 이 외에도 모 기관에서 내년 수출입 승인 업무를 위한 별도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대민 서비스 차원에서 수출입 관련기관들의 독자적인 시스템 구축이 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진행되는 무역 서비스가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전자무역 인프라 사업과 연계성 없이 이뤄지고 있어 2007년 이후 원스톱 서비스 구현에 상당한 혼선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국가 전자무역 플랫폼 사업과는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만약 e트레이드 플랫폼이 완성된 이후 연동할 부분이 있다고 협의가 들어오면 그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지난 7월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면서 기존 EDI서비스가 코드 동기화를 수용하지 못하는데다 EDI 비용, 사용자 혼선 등의 문제로 인해 EDI와 연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단일창에서 모든 무역업무를’이라는 국가 전자무역 인프라 사업의 취지와는 달리 외환·상역-통관-물류업무를 각각 별도로 처리해야 하는 불합리한 과거 관행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 보면 수출 승인 및 요건확인 기관마다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해 예산 중복은 물론이고 사용자 혼선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조율해야 할 국가전자무역추진위원회는 지난해 9월 2차 회의 이후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열리지 않고 있고 실무위원회 역시 소수의 기관만이 참여,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가 전자무역 인프라 구축이라는 거창한 계획을 세워놓고도 정작 부처·기간 관 조율과 통제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국가전자무역추진위를 재개해 교통 정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