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M 휴대폰 해외특허 中企에 권리양도 방안 추진

유럽형 이동통신(GSM) 휴대폰을 제조·공급하는 국내 중소 업체들의 대외 특허 협상력을 높여주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보유한 3세대(G) 이상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 표준 특허에 대한 사용 권리를 미출원 국가에 한해 부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26일 국회에서 변재일 의원이 주최한 ‘GSM 특허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ETRI가 특허를 출원하지 않은 국가에 한해 중소기업들에 특허 실시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며 “산업자원부와의 역할 분담을 통해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은 ETRI의 해외 특정 국가에 대한 특허 출원 시, 중소 GSM 휴대폰 업체들을 참여시킨 뒤 사용 권리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대응 특허를 갖지 못한 상당수 중소기업의 로열티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동안 이동통신 표준 특허를 중소 휴대폰 제조사에 매각해 오고 있는 ETRI 측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ETRI는 현재 국제 이동통신표준화기구인 ETSI에 표준으로 등록된 총 964건의 3세대 이동통신(UMTS) 표준 특허 가운데 4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 GSM 휴대폰 업체들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해외 특허 출원에 공동으로 참여, GSM 특허 공세의 파고를 부분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 GSM 휴대폰 개발 업체는 40여곳이며 올해 700여만대의 단말기를 수출, 12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휴대폰 특허는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별로 적용된다”며 “국내 기업에 ETRI가 보유한 특허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부여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 내게 될 특허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최상호 실장은 “사전 대응을 통해 GSM 분야 지적재산권(IPR) 보유 업체들의 로열티 요구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매년 3%의 로열티를 줄일 경우 최소 3000억원의 국부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변재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주관으로 ‘휴대폰 업체 특허 위기, 비상구는 없나’라는 주제로 산자부·정통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를 비롯, 휴대폰 제조사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와 함께 표준 특허의 빈틈을 겨냥해 크로스 라이선스 체결이 가능한 특허를 배양해 내는 ‘기획 특허제도 도입’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동통신표준기구(ETSI)에 등록된 GSM 핵심 특허는 총 433건으로 이 가운데 노키아(157개), 모토로라(61개), 에릭슨(59개), 필립스(27개), 지멘스(26개), 알카텔(21개)이 전체 표준 특허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