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휴대폰업체 특허 양도 요구 배경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의 해외 특허 미출원 국가에 대해 중소 휴대폰 기업에 권리를 양도해 달라는 업계의 목소리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목소리는 2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변재일 의원(열린우리당)이 ‘휴대폰 업체 특허 위기, 비상구는 없나’라는 주제로 마련한 ‘GSM 특허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 측은 산업자원부와의 역할 분담을 통해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제안은 CDMA는 물론이고 유럽형 3세대 이동통신(UMTS) 등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 기술을 보유한 국책연구기관 ETRI를 적극 활용해 휴대폰 특허 문제를 풀어가자는 취지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제안 배경=‘ETRI 특허권 활용 방안’은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특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중소 휴대폰 업체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크로스 라이선스가 특허 마찰 대응에 최상의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중소 휴대폰 업계로서는 맞대응할 수 있는 특허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재 ETRI가 보유한 원천 특허를 공동으로 활용해 해외 신시장 개척시 외국 기업들의 특허 공세 압박을 비켜가자는 우회 전술의 일환이다.

 원천 기술 및 표준 특허를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ETRI가 보유한 특허를 ‘대응 특허’로 적극 활용해 특허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전체적으로 수십억달러가 필요한 유럽형이동통신(GSM) 휴대폰 대응 특허 매입 비용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현재 유럽 GSM 이동통신표준기구(ETSI)에 등록된 GSM 관련 핵심 특허는 총 433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노키아(157개), 모토로라(61개), 에릭슨(59개), 필립스(27개), 지멘스(26개), 알카텔(21개) ‘빅6’ 기업이 전체 표준 특허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6개 기업은 현재 한국 기업들에 휴대폰 판매 가격의 1.5∼2%의 특허 로열티를 요구하는 한편 경고장을 발송하면서 특허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과제와 전망=문제는 ETRI가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일지다.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산자부와 정통부 등 정부 부처들이 휴대폰 특허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정부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중소 휴대폰 업계는 ETRI의 특허를 활용하는 방안이 중소 GSM 휴대폰 업체들에 가장 효과적이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 GSM 휴대폰 업체들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해외 특허 출원에 공동으로 참여, GSM 특허 공세의 파고를 부분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관련 업계는 이처럼 ETRI가 보유한 3세대 이동통신 특허권 활용 방안과 함께 표준 특허의 빈틈을 겨냥해 크로스 라이선스 체결이 가능한 특허를 배양해 내는 ‘기획 특허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