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가 아니면 안한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2000년 ITRC로 지정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성능집적시스템연구센터(CHiPS, 센터장 이용훈)가 주문형 반도체(ASIC)분야에서 ‘월드 톱 클래스 엔지니어’ 육성을 기치로 내걸면서 내놓은 캐치프레이즈다.
세계 최고인지 아닌지는 실적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와이브로(휴대 인터넷)부문에서 차세대 무선통신과 관련한 모바일 와이맥스(802.16e) 분야 국제 표준 4건과 차세대 동영상 압축 기술 관련 국제 표준 1건 등 모두 5건의 첨단 기술에 관한 국제 표준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이후 국제과학논문인용지수(SCI)에 등재된 논문은 36편이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17편이 전기전자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학술지에 게재됐다.
공식적인 논문만 그렇고 평가 때 예산지원기관을 명기하지 않아 누락된 세계적 수준의 논문수도 상당하다는 것이 이용훈 센터장의 설명이다.
기술 이전도 일본 기업이나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이 대상이다. 이들 대기업과 협력과제 형태로 기술 개발을 마무리한 중계기 기반의 이동통신 시스템이나 다표준을 지원하는 고성능, 고효율 송수신기 핵심 기술 등은 구현이 간단하고 기존 시스템보다 효율이 2배 이상 좋다.
휴대용 위성 통신 모뎀 시스템은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인 작사(JAXA)에 공급하고 상용화를 진행중이다.
이 센터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어떤 정보든지, 편리하게’ 정보교환이 가능한 무선통신, 멀티미디어, 송신기 아날로그·RF 관련 요소 기술을 개발하며 회로 설계 및 통신·신호처리 기술을 겸비한 최고의 엔지니어 양성이 목표다.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과제 대부분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분야 모뎀이나 송·수신기 등 핵심기술과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스테레오 영상 압축 및 디스플레이 기법, 전력 증폭기 등이다.
와이브로 외에 최근 삼성전자와 보다폰, 퀄컴 등이 손잡고 상용화에 나선 ‘꿈의 이동통신’이라 불리는 고속하향패킷접속 방식의 차세대 휴대전화(HSDPA) 핵심 기술도 연구분야에 포함되어 있다.
이 센터에는 이용훈 센터장을 중심으로 박인철, 박현욱, 조규형 등 14명의 교수진과 60여 명의 연구인력이 움직이고 있다.
◆인터뷰-KAIST 이용훈 고성능집적시스템연구센터장
“SCI에 등재된 논문의 예산지원 기관명을 밝히지 않아 올해 평가때 논문집계에서 누락된 것이 절반은 될 것입니다.”
KAIST 이용훈 고성능집적시스템연구센터장은 “집계를 제대로 내지 못해 올해 평가결과가 좋지 않지만 의기소침할 일은 아니다”며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게 점이 오히려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운영상 고민은 없지만 “기술개발 뒤 공동 과제의 경우 25%, 기술이전의 경우 51%를 과제 수행자가 정부나 기관에 일정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묘수를 찾기 위해 언제나 머리를 쥐어 짠다”며 “하지만 대기업 연구진도 잘 몰라 외면하던 기술이 나중에 평가받을 때의 보람은 아주 크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