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서 업계 `부활의 노래`

콘덴서 업계가 2006년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부활의 기치를 들었다.

콘덴서는 불균등한 전류를 보관하다가 일정한 전압으로 보내주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약방의 감초 격이다. 국내 콘덴서 업계는 전자산업과 비슷한 시기에 출발, 가장 오래된 분야지만 일본의 앞선 기술력과 중국의 추격, 여기에 출혈경쟁이 겹치면서 최근 3∼4년 동안 매출 감소와 적자 지속이라는 이중고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콘덴서 업계는 2004년 하반기부터 기존 제품과 다른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착수, 최근 그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으며 실적도 상승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올해 창업 반세기를 맞은 삼화콘덴서(대표 황호진)는 기존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 일변도에서 벗어나 필름콘덴서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통해 2001년 이후 이어지던 만성적자를 흑자로 전환, 투자의 기반을 마련했다. 황호진 사장은 “적층세라믹콘덴서로는 매출 확대를 이뤄내고 필름 콘덴서로 수익성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신규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2008년에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화콘덴서와 같은 계열인 삼화전기(대표 신백식)는 전도성고분자콘덴서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일본 산요가 약 2억 달러로 추산되는 세계 시장을 독식해왔다. 삼화전기는 현재 월 600만개 규모의 전도성고분자콘덴서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올해 이를 1000만개 이상으로 증설,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성호전자(대표 박환우)는 고체콘덴서를 새로 개발, 삼성전자라는 의미있는 고객을 확보했다. 박환우 사장은 “고체 콘덴서 양산은 국내 최초이며 통신장비나 PC로 판로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성호전자는 고체 콘덴서 이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필름콘덴서 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일본의 콘덴서 업체 및 필름 업체와 기술 협력을 꾀하고 있다. 성호전자는 신규 사업의 효과로 올해 40% 이상 성장한 500억원 매출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종합부품업체인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도 2006년을 3대 전략 제품 중 하나인 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 일대 성장의 시기로 잡고 있다. 삼성전기는 작년 초 적층세라믹콘덴서 출하량이 월 70억개 수준이었는데 연말에는 이를 80억개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며 조만간 100억개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세계 최소형 제품 개발을 마쳤고 외형 성장뿐 아니라 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이 수익성도 흑자로 전환,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