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가장 유사한 생물학적 특성을 가진 침팬지의 Y염색체 1270만 염기가 한·일 국제공동연구팀에 의해 해독돼 인류진화 과정 규명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일본 이화학연구소 게놈종합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침팬지 유전체 비교연구를 실시, 침팬지의 Y염색체 2300만개 중 약 1270만개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500만∼600만년전에 공동 조상에서 분화한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체 구조변화 양상과 인류의 진화과정 규명에 일대 진전이 이뤄지게 됐다.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침팬지 Y염색체 영역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19개 활성 유전자를 발견해 인간의 Y염색체 영역(20개 유전자)과 비교한 결과 인간의 Y염색체에는 면역질환 및 감염증에 관련된 유전자 ‘CD24L3’가 진화과정에서 새로 삽입된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침팬지의 경우 인간과 달리 에이즈와 치매 등 질환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생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인간과 침팬지의 Y염색체가 다른 염색체들보다 구조적 변화가 매우 크게 일어나고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Y염색체의 진화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인간의 염색체 23쌍과 침팬지 염색체 24쌍 중에서 진화기간에 가장 많은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 것이 Y염색체”라며 “인간과 침팬지의 Y염색체는 유전체 크기뿐 만 아니라 구조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대전=박희범 기자 hbpark@